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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 접은 유통가]특급호텔, 소셜커머스에 '반값'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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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직장인 최지용(가명ㆍ32)씨는 최근 32만원짜리인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 객실을 13만원에 이용했다. 정상가 대비 60% 가까이 저렴한 가격이다. 오는 9월 추석 연휴에 놀러 갈 강원도 정선의 강원랜드 컨벤션 호텔 패키지도 이미 67% 파격 할인가에 구입해 놓았다. 슈페리어 더블1박ㆍ조식2인ㆍSKY라운지 음료ㆍ수영장 2인 무료입장 모두 해서 정상가 40만6000원대이지만 13만4000원에 예약한 것. '소셜커머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씨는 "노세일하던 특급호텔들도 요즘에는 소셜커머스에서 파격 할인가로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면서 "이용하고 싶을 때 여기서 구매하면 되기 때문에 굳이 제 돈 다 주고 이용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장기 불황에 콧대 높던 특급호텔들도 '박리다매'의 유혹에 넘어갔다. 외식ㆍ화장품ㆍ의류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반값할인'을 내세우고 있는 소셜커머스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면서 특급호텔들도 할인행렬에 뛰어들고 있는 것. 프리미엄 럭셔리를 추구해온 특1급 호텔의 할인 소식에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그동안 쌓아온 고급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어 상품이 많이 팔려도 마냥 웃을수만은 없는 처지다.

[자존심 접은 유통가]특급호텔, 소셜커머스에 '반값'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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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광장동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은 지난달 티켓몬스터에서 2인 기준 더글라스룸 1박과 야외수영장 리버파크 패키지 상품을 55% 할인된 18만원에 판매했다. 판매 첫날에만 500명이 넘게 이 상품을 구입했으며 완판에 완판을 거듭해 판매 기간동안 총 2000여장이 판매됐다. 워낙 반응이 좋자 이달에는 객실을 제외한 야외수영장만 30% 할인된 가격에 내놨다. 이 역시 수요가 폭발적이라 현재 쿠팡에서만 2300장이 넘게 판매되고 있다.


워커힐 호텔 관계자는 "수영장은 한 시즌 반짝 하기 때문에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 소셜커머스를 통해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호텔&리조트는 지난 5월말부터 63빌딩 프리미엄 뷔페 파빌리온 이용가를 25% 할인된 5만4000원에 판매했다. 이 기간동안 무려 5000장이 나가면서 완판됐다.


소공동 롯데호텔도 뷔페 라세느 이용권을 25% 할인된 5만5000원대에 소셜커머스에 내놓아 1000여장 이상 판매했으며 조선호텔은 최근 수안보 조선관광호텔 휴패키지를 정상가 18만5000원에서 59% 할인된 가격인 7만5000원에 내놓기도 했다.


이밖에도 라마다 호텔은 스위트 객실 1박을 10만9000원에 내놓아 티몬에서만 650매 이상, 머큐어 앰버서더 강남은 객실ㆍ비비큐ㆍ 생맥주 프로모션을 합해 20만원에 판매해 400매 이상 팔았다.


문제는 이같은 할인 쿠폰 프로모션이 호텔의 즉각적인 매출 상승은 기대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호텔 이미지를 떨어뜨릴 수 있고 고객들로부터는 할인 기대심리를 갖게 해 결국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화호텔&리조트 관계자는 "요즘 소셜커머스에 호텔 패키지 세일 상품이 엄청 나오고 있는데 한번 하게 되면 계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면서 "사람들이 '조금 있으면 또 소셜에서 뿌리겠지'란 생각으로 호텔 객실이며 레스토랑을 정상가에 이용하려 하지 않고 세일할 때까지 기다리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렇다고 다른 호텔들도 다 하는 소셜커머스 프로모션을 아예 안할 수 없어서 1년에 딱 한 번 5월말~7월초 사이에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호텔들이 지금까지는 고급화 전략으로만 밀고 나갔는데 최근 파인다이닝 등이 많이 생기면서 이 전략을 계속 고수해야하는지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요새 호텔들도 많이 힘들어져서 레스토랑을 빈 채로 놀리느니 가격을 낮춰서라도 고객을 끌어 모으는 게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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