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17대)의 지지모임인 '미권스'(정봉주와 미래권력들)는 19일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공식지지한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미 미권스에 '엄정 중립'을 권유한 정 전 의원이 20일 이에 반대하는 의사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져 내부 진통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미권스의 온라인 카페 운영자(닉네임 민국파)는 이날 새벽 홈페이지에 '미권스는 2012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다'는 공식지지 선언의 내용을 담은 글을 올렸다.
운영자는 "(문재인 후보 지지 찬반에 대한) 댓글을 검토한 결과 문 후보 공식지지 찬성 의견이 압도적"이라며 "저는 회원 여러분들의 압도적인 지지의 뜻을 받들어, 미권스가 2012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문 후보를 지지할 것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향후 미권스는 문 후보의 압도적 경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권스의 이번 결정은 민주당 대선 경선 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칠 전망이다. 예상보다 시민선거인단 규모가 줄면서 이번 경선이 조직세의 대결 양상으로 번지고 있어 20만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미권스가 문 후보에게 몰표를 던질 경우 '문재인 대세론'이 조기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권스는 지난 6.9 전당대회에서 당시 이해찬 후보를 공식 지지하며 당선의 1등 공신으로 꼽히기도 했다.
정봉주 트위터에 사실상 반대 입장 밝혀.. 20일 공식 입장 낼 듯
그러나 미권스에 누구보다 큰 영향력을 지닌 정 전 의원은 "미권스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걸 원치 않는다"고 알려져 미권스 내부의 갈등은 증폭되고 있다. 경선과정에서 엄정 중립을 강조했던 정 전 의원은 20일 이같은 미권스의 결정에 반대하는 입장을 담은 서신을 공개할 예정이다.
정 전 의원의 보좌관은 19일 정 전 의원의 트위터(@BBK_Sniper)에 "정 전 의원의 민주당 경선과 대선에 대한 입장이 월요일에 공개된다"며 "미권스는 미권스지만 결정을 서두른 것 등 몇 가지는 절차상 큰 문제로 보인다"라는 글을 남겼다. 향후 미권스와 정 전 의원이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카페 운영자는 정 전 의원의 뜻과 다른 결정을 했다는 지적에 대해 "정 전 의원이 당부한 것은 엄정 중립과 경선 흥행 두 가지"였다면서 "엄정 중립과 경선 흥행 중 후자를 취하는 것이 본선에서의 승리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 전 의원은 민주당 정치인으로서 당내 경선에 차마 개입하지 못하는 입장이 있고, 그 팬 카페의 카페지기(운영자)는 12월 본선 승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역할이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카페 운영자는 문 후보 지지 선언의 배경으로 '결선투표제 도입으로 인한 민심 왜곡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결선투표제는) 국민경선의 정신에 반하며 민주당의 당헌·당규에도 없는 방식이다. 일부 후보 진영에서 정치적 압박으로 관철시킨 잘못된 룰"이라며 "정치인들이 왜곡시킨 잘못된 룰에 의한 민심의 왜곡을 압도적인 국민경선인단 참여로 막아야만 하는 중차대한 과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번 공식지지 선언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한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등) 단일화 과정에서 공식지지가 요구되는 상황이 되면 다시 회원들의 의사를 수렴하는 과정을 밟을 것"이라며 "여타 야당이나 무소속 후보를 지지하는 회원들의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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