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성 사무총장 "日에 보낸 이메일, 사죄 아닌 유감의 뜻"

[인천=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일본에 보낸 이메일은 유감의 뜻을 전달한 것일 뿐 사죄는 아니다."

'굴욕 외교'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한축구협회의 입장은 단호했다.

김주성 축구협회 사무총장이 국제축구연맹(FIFA)에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와 관련한 소명 자료를 전달하고 1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앞서 일본축구협회에 보낸 일명 '저자세 이메일' 원문이 공개 돼 한바탕 홍역을 치른 탓인지 입국 게이트는 수십 명의 취재진으로 가득 찼다.

긴장된 표정으로 모습을 드러낸 김 총장은 "일본에 보낸 이메일 내용은 유감의 뜻을 표명한 것일 뿐 사죄는 아니다"라며 원칙적인 입장을 되풀이했다.

민주통합당 안민석 의원은 이날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와 관련, 대한축구협회가 일본축구협회에 보낸 이메일 원문을 입수해 언론에 공개했다. 당초 "이메일 내용은 박종우의 행동에 고의성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는 통상적인 수준"이라던 축구협회의 주장과 달리 공개된 내용은 사실상 '사죄'라는 표현을 써도 무방한 수준이었다.

'올림픽 축구 경기 후 스포츠정신에 위배되는 세리머니(unsporting celebrating activities after the Olympic football match)'라는 제목의 공문에는 "우리는 그 사고(incident)에 대해 심심한 유감의 뜻을 전한다(regret and words)", "지금까지 대한축구협회와 일본축구협회의 우호적 관계를 고려해 '이해(kind understanding)'와 '너그러움'(generosity)'을 보여준다면 매우 감사하겠다(highly appreciated)"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이에 대해 김 사무총장은 "이메일은 사과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보낸 것이 아니다"라며 "경기 중 발생한 부분에 대해 일본축구협회에 우리 측 공식 입장을 전달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을 뒤로하고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 죄송하다"라며 서둘러 출국장을 빠져나갔다.

한편 조중연 축구협회장은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긴급현안보고에 참석해 "이메일을 보낸 배경에는 일본축구협회와 원만히 해결하라는 FIFA 법무국장의 지시사항이 있었다"면서 "물의가 일어난 것은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지금은 일단 박종우 선수 문제가 해결되도록 주력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