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 넘어 총체적 1위 갈구…‘즐기는 스포츠’ 지향 목소리 높아
올 여름밤을 뜨겁게 달궜던 런던올림픽. 중국에서도 그 열기는 예외가 아니었다. 특히 중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영광을 잇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는데 이는 곧 금메달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졌다. 다행히 최근에는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고 한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서의 성장에 고무된 중국은 올림픽 1위를 통해 모든 분야에서도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 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중국은 과거 어떤 나라보다도 많은 예산을 투입, 사람들이 기억 속에 있는 ‘가난하고 뒤처진 중국’ 대신 ‘세계에서 우뚝 솟은 중국’이라는 이미지를 새기려 노력했다.
특히 중국은 미국과의 경쟁에서 지지 않으려 노력했는데 이는 경제 1위, 2위 대국으로서의 경쟁뿐만 아니라 과거 정치적 경쟁, 그리고 세계를 주도하는 국가로서의 파워 게임 등이 모두 혼합된 경쟁심이었다.
한국에서도 불과 얼마 전까지 1위만 기억했다. 대놓고 말하진 않았지만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딴 경우 마치 실패했거나 혹은 기대에 못 미쳤다는 식으로 평가함으로써, 선수들이나 국민들이 금메달만을 염원하게 만들었다. 우리 상황을 비추어보면 중국의 금메달 집착이 남의 일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중국 체조 금메달 유망주로 꼽혔던 쑤이루는 같은 중국팀의 뎅린린이 0.1점 차이로 자신의 성적을 앞지르며 금메달을 차지하자 코치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눈물을 흘렸다. 다른 나라의 선수들이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따도 환하게 웃으면서 즐기는 것과 달리 금메달을 받지 못하게 된 쑤이루는 은메달에 만족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린 것이다.
중국의 남자 역도선수 대표 우징뱌오도 은메달을 따고도 중국 관영 CCTV와의 인터뷰에서 조국과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렸다면서 울음을 터뜨렸고 시청자들에게 사과하는 드문 광경을 연출했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겨루어 은메달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음에도 오히려 죄인처럼 인터뷰한 것이다.
중국 선수들은 왜 이렇게 금메달에 목을 매는 것일까? 물론 금메달을 따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사회적 이득이 주요한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대다수의 중국 스포츠 선수들은 어린 나이에 선수로 발탁된 이후 혹독한 트레이닝을 거쳐서 국제 대회에 출전한다. 이 과정에서 정규 교육 과정은 아예 생략되거나 혹은 최소한의 교육만을 받게 된다.
국제적으로 널리 이름을 알렸던 선수들이 은퇴 후에 중국이나 해외에서 뒤늦게 대학을 들어가거나 공부를 시작하는 것은 청소년기에 잃어버렸던 학창 시절을 보상받기 위한 것이다. 이렇다 할 교육을 받지 못한 대다수의 스포츠선수는 지도자로 활동하지 않는 한 뚜렷한 직업을 찾기 어렵다. 그래서 미래 보장의 한 수단으로 메달 획득을 통한 경제적 안정을 추구하는 것이다.
특히 지방 정부에서 각 지방의 자존심을 내세워 지급하는 보상금 등은 매력적이다. 최근에는 리닝 등의 기업들이 1억원에서 10억원이 넘는 거액의 상금을 금메달리스트에게 지급하기도 했다. 이처럼 경제적 이익은 금메달 획득의 자극 요소가 되고 있다.
또 다른 요인도 있다. 1980년대 중반까지도 중국은 올림픽 등에서 메달 획득의 위협적인 국가가 아니었으며 경제적으로 부유하지 못하고 뒤처진 국가라는 인식이 많았다. 이를 반전하기 위해 금메달에 더욱 목을 맸다는 것이 또 다른 이유다.
다른 분야에서 세계의 유수 선진국들을 쉽사리 이기지 못하는 중국이 스포츠 분야에서만큼은 그들을 이기면서 통쾌함을 맛본다는 설명이다. 특히 오랜 냉전 동안 미국을 적으로 간주해왔던 중국으로서는 미국을 물리치고 올림픽에서 1위를 차지하는 느낌이 더욱 달콤한 것이다.
중국의 금메달 집착에 대한 비판과 회의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의 이용자들이 늘어나면서 더욱 강해지고 있다. 웨이보 이용자들은 관영 언론들이 쏟아내는 금메달리스트 집중 조명 및 칭찬의 내용에 대해 비판하고 의문을 표한다. 그들은 최선을 다한 모든 선수를 응원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한명의 금메달리스트를 만들어내기 위해 정부에서 투자하는 돈의 규모가 밝혀지면서 과연 그만큼의 값어치가 있느냐는 의문도 제기한다. 특히 어린 유망주들을 대거 발굴해 훈련하는 과정에서, 소수의 선수만이 살아남고 나머지 선수들은 사회에서 부적응하는 사례 등이 알려지면서 큰 논란을 일으켰다.
다행히도 변화의 조짐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티베트 출신의 치에양은 여자 경보 20km에서 금메달도 은메달도 아닌 동메달을 획득했으나 경기 내내 미소를 지으며 경기를 치르면서 승부보다는 스포츠 자체를 즐기고 있다는 것을 중국 전역에 알렸다. 태권도 80kg급에서 동메달을 딴 리우시야보는 메달을 목에 건채 매트에서 바로 여자친구에게 청혼을 하면서 메달 획득의 기쁨을 함께 했다.
중국의 대표 브랜드들
‘5100 티벳빙하광천수’, 프리미엄 생수 브랜드 1위 비결은?
중국 지표수의 최소한 70% 이상은 오염된 물이라고 한다. 음식물에 대한 불안감이 유난한 높은 중국이기에 물에 대해서도 전혀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대부분의 사람은 생수를 사 먹거나 정수기를 설치해서 물을 마신다.
그런데 이들 생수조차도 때때로 안심하기 어렵다. 얼마 전에는 유명 생수 브랜드인 에비앙에서 기준 허용치 이상의 아질산염이 검출됐다는 보도가 나왔고 몇 년 전에는 중국에서 제일 인기 있는 생수인 농부산취엔에서 중금속이 나타났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결국 사람들은 더 비싸고 고품질의 생수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게 됐다.
중국의 대중 생수 시장을 농부산취엔이 주도하고 있다면 중국의 프리미엄 생수 시장은 5100 티벳빙하광천수가 이끌고 있다. 불과 5년 전에 생산을 시작한 5100 티벳빙하광천수는 이미 에비앙, 볼빅, 페리에 등의 유명 외국 브랜드 생수의 매출을 추월했다.
2011년 5100 티벳빙하광천수의 매출은 6억33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76%나 매출이 신장했다. 이 회사는 홍콩 증시에도 상장되면서 기업공개를 한 중국 최초의 프리미엄 생수 업체가 됐다.
많은 숫자의 생수 업체들이 이윤을 남기지 못하는 것과 달리 5100 티벳빙하광천수의 매출총이익률은 79%나 되며 전년에 비해서 64%가 증가한 수치다. 5100 티벳빙하광천수가 500ml에 10.9위안(한화 약 2000원)이라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높은 매출과 이익을 남길 수 있는 것은 중국고속철도에 생수를 공급하기 때문이다.
2010년 5100 티벳빙하광천수 매출의 81%는 중국고속철도에서 발생했다. 고속철도를 이용하는 승객들에게는 5100 티벳빙하광천수의 음료수가 무료 제공된다. 그러나 회사 측은 매출이 지나치게 한쪽에 편중됐다고 인정, 점차 비율을 줄여서 고속철도의 매출 비중을 2011년 62%로 감소시켰다.
그 대신 지방 정부와 에어 차이나, 차이나 모바일 등에 생수 공급 계약을 맺어서 매출원을 다양화했다. 또한 물 카드라는 것을 판매, 구매한 고객에게는 집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도 런칭했다.
한민정 상하이 통신원 minchunghan@gmail.com
뉴욕공과대학(NYIT)의 중국 난징캠퍼스에서 경영학과 조교수로 근무중이다. 파이낸셜뉴스에서 10여 년간 기자로 근무했으며 이화여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무역경영으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코노믹 리뷰 박지현 jhpark@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