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로이터 통신은 16일 64명의 경제전문가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오는 2013년까지 유럽 경제가 침체에서 회복되지 못할 것으로 답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유럽중앙은행(ECB)이 위기 해법 차원에서 새로운 공격적인 정책을 펴지도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로이터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2분기 독일의 성장이 0.3%에 그치고 프랑스도 제로 성장에 턱걸이하며 전체적으로 0.2% 역신장한 유럽 경제가 3분기에도 0.2%의 감소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7월 3분기 성장률을 0.1% 감소세로 예상한 것에서 더 악화된 수치다. 현 상황에서 유로위기의 해소나 의미있는 반등의 기미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었다.
응답자 중 단 한명만이 3분기 유럽경제가 성장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고 대부분은 0.1~0.8%의 감소세를 점쳤다.
ECB가 다음달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실시해도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평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유로 사수 발언에도 불구하고 ECB가 위기국가인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단기 국채를 매입하는 등의 조치는 연말에서나 이뤄질 것이라고 추측했다.
로벤 세루가-케이유엘라 BOA 메릴린치 이코노미스트는 "각국 정부가 시장에 명확한 안정책이나 뚜렷한 일정 제시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고 기업들은 투자와 고용을 중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그리스 문제에 대해서는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64명의 응답자 중 45명이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를 점쳤다. 지난 5월 조사에서 64명 중 35명만이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를 예상했던 것과는 달라진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제 그리스가 유로에 잔류하는 것이 더 낫다고 평가한 셈이다. 불과 몇 달 전만해도 시장을 공포에 휩싸이게 했던 그렉시트(Grexit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약화된 것이다.
하지만 위기 해소를 위해 보여준 유럽 정치인들의 무능력함과 긴축 정책의 부상은 여전히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컨설팅 업체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앤드류 케닝햄은 "2분기 세계 경제의 성장을 가로막은 장본인은 유럽이다"라며 "유럽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더라도 긴축과 위기 국가와 안전국가간의 금리차는 성장에 방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의 전망은 비관적이지만 3주간의 업무공백에서 복귀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유로 유지를 위해 독일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틀 일정으로 캐나다를 방문 중인 메르켈 총리는 16일(현지시간)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지난달 말 '유로를 지키고자 ECB가 모든 조치를 하겠다'는 발언에 대해 지지를 보냈다.
메르켈 총리는 "우린 유로를 유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겠다는 생각이다. ECB는 물론 독립적이긴 하지만, 우리가 쭉 얘기해온 것과 완벽하게 일치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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