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현대차와 기아차가 고가차종을 앞세워 미국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들 두 회사는 앞으로 3년동안 고가차종을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중저가차종으로 인식됐던 과거 브랜드 이미지는 완전히 탈피하고 수익성을 극대화 하기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16일 자동차 업계와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기아차는 쿠오리스(한국명 K9) 미국 출시계획에 이어 내년 여름 차급을 끌어올린 신형 카덴자(한국명 신형 K7)를 출시할 계획이다. 더불어 오는 2015년까지 프리미엄 차급의 신형 모델을 지속적으로 시장에 내놓을 방침이다.
정몽구 회장이 지난 2008년 미국시장에 제네시스를 출시하면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지 약 4년만에 눈에 띄게 달라진 행보다. 기아차 플래그십 세단 K9은 시장상황에 맞춰 2013년 하반기와 2014년 상반기께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회사측은 K9을 꾸준히 육성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판매단가를 끌어올려 수익성에도 기여할 방침이다.
현대차 역시 BMW 3시리즈를 겨냥해 회사 내부적으로 'RK'라는 개발명을 붙인 후륜구동 스포츠 세단을 이르면 2013년, 늦어도 2015년 선보일 계획이다. 'RK'는 후륜구동 제네시스 쿠페의 플랫폼에서 생산된다. 또한 외관을 새롭게 바꾼 2014년형 현대차 플래스십 세단 에쿠스 후륜구동 모델도 내년 여름에 선보인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개발단계에 있는 차종의 미국 출시 시기는 정확히 결정되지 않았지만 늦어도 2015년까지는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고가차종의 부분변경 모델을 앞세워 고급차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프리미엄 시장 공략은 미국, 유럽 등 해외 판매호조세와 긍정적인 수익성 지표 등으로 높아진 자신감을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제값받기 전략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서서히 통하기 시작하면서 영업이익율도 11%대 중반까지 뛰어올랐다.
이들 두 기업은 지난 7월 미국 시장점유율 9.5%를 기록해 올들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6월 유럽판매점유율 역시 6.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값받기 전략에 이어 프리미엄 전략을 적극 추진하면서 마진율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차 에쿠스는 지난해 고급차 상품성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판매대수 역시 꾸준히 늘어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 미국법인의 대형세단 판매대수가 3만8000대로 전년대비 60%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수익성은 국내 보다 해외에서 더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면서 제값받기에 나선 덕분에 판매대수가 되려 증가하는 등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고 전했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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