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이탈리아 정부부채가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우며 2조유로(약 2778조원)에 바짝 다가섰다.
13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중앙은행은 6월 말 기준 이탈리아의 정부부채가 1조9730억유로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123% 수준으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내에서는 그리스 다음으로 높은 것이다.
이탈리아 중앙은행은 이탈리아의 상반기 재정적자도 477억유로로 전년동기대비 11억유로 늘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다른 유로존 국가 지원에 소요되는 비용 증가가 재정 악화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도 구제금융설이 나올만큼 위태로운 상황이지만 유로존 내 경제 규모가 3위인만큼 전체 유로존 부채위기 해결을 위한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올해 상반기 위기 해결을 위한 이탈리아의 지원 규모는 166억유로로 전년 동기의 61억유로에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재정 여건이 악화되는 속에서 이탈리아 경제 위축은 지속되고 있어 구제금융에 대한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지난주 공개된 이탈리아의 2·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7%, 전년 동기 대비 2.5% 줄었다. 이탈리아의 국내총생산은 최근 4개 분기 연속 줄었다.
이탈리아 정부는 구제금융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비토리오 그릴리 이탈리아 경제장관은 지난 주말 이탈리아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이탈리아가 유럽연합(EU)의 구제금융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과감한 세제 개혁이 있어야 하며 광범위한 공공지출 삭감이 실행되기 전까지는 이탈리아 경제가 위기 국면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이탈리아 국채 금리를 떨어뜨리기 위해 좀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며 ECB에 유로존 국채 매입 재개를 종용했다.
그릴리는 이탈리아가 올해 재정적자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탈리아 정부는 올해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1.7%까지 떨어뜨린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지난해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3.9%였다.
이날 이탈리아는 12개월 만기 단기 국채 입찰을 통해 80억유로를 조달했다. 평균 낙찰금리는 2.767%를 기록해 지난달 입찰 때의 2.697%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입찰 경쟁률은 1.69대1로 지난달 입찰 때의 1.55대1에 비해 높아졌다다. 유통 시장에서 이날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는 5.90%에 머물렀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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