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민주통합당 김두관 대선 경선 후보의 선거캠프가 오는 17~18일 러시아 방문을 놓고 시끄럽다. 캠프 내에서 러시아행을 취소하고 제주 경선에 올인해야 한다는 주장과 김 후보가 자신만의 브랜드로 '북방경제'론을 주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이부영 상임고문이 추진하는 이번 러시아 방문은 17일부터 18일까지 김 후보가 러시아 하보로프스크, 우수리스크,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이샤예프 러시아연방대통령 전권대표, 슈포르트 하바로프스트 주지사와 회동하고 연해주의 고려인 대표 등을 만나는 일정이다.
이 상임고문은 13일 기자들과 만나 "김두관 후보가 자신만의 브랜드 정책이 없기 때문에 지지율이 낮은 것"라며 "이번 러시아 방문으로 김두관의 '新 북방정책'을 강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지적에 대해 이 고문은 "북방정책을 경선 정책 아젠다로 띄우는 것은 민주당을 위해서도 옳은 일"이라며 "설령 김두관이 당 후보가 되지 않더라도 민주당을 위해서 지금 추진해야 한다"며 강한 의지를 밝혔다.
복수의 캠프 관계자에 따르면 이 고문은 3주전부터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이날 오전 선대본부 회의에서도 천정배 상임경선대책위원장이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고문을 설득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캠프 내에서 반대의 목소리도 크다. 오는 25일 제주 경선을 앞두고 경쟁 후보들이 지역을 돌며 선거인단 모집을 하고 있는데 이 시점에 김 후보가 러시아를 가는 게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일부 언론사에는 이 고문의 명의로 취재 협조 공문까지 발송된 상태다. 이를 뒤늦게 안 공보팀은 "사고가 발생한 것 같다"며 "캠프의 공식입장이 아니다"며 엇갈린 태도를 보였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는 "아군이 우리 진영에 폭탄을 떨어트렸다"며 "며칠 전에 조직을 정비했는데 또다시 파열음이 나고 있다"고 토로 했다.
거듭된 잡음으로 김두관 캠프도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지난 7일 미디어데이를 통해 측근을 2선으로 후퇴하고, 의원 중심의 새로운 인선 결과를 발표했지만, 이번 러시아 행 문제로 김두관 캠프의 또 다른 헛점이 드러나게 됐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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