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대란' 오나...호주산 수입에 따른 가격 인상 목소리 높아
제과업체, 대부분 국내산 제품 사용...일부만 수입 "영향 없어"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미국 북서부 지역에서 발생한 신종 병충해에 따른 정부의 감자 수입 금지 계획과 관련, 국내 제과업체들은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장기화에 따른 불안감은 감추지 못했다.
13일 농수산식품부와 식품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주 미국 오리건주, 워싱턴주, 아이다호주 등 3개 주에서 '지브라 칩'이라는 신종세균병이 발생해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감자 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지브라 칩은 방제가 쉽지 않고 감자뿐 아니라 토마토, 고추 재배지까지 전염될 수 있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오리온제과, 농심, 해태제과 등 3사는 매년 12월부터 3월까지 오리건주와 워싱턴주에서 생산되는 감자를 수입해 감자스낵을 만든다. 이들 3사는 올 겨울에도 2만톤의 감자를 수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정부가 감자 수입을 금지키로 방침을 정함에 따라 3사는 새로운 감자 수급처를 확보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감자스낵 가공용 감자는 일반 식용감자와는 달리 수확기간이 6∼9월로 한정돼 있고 연초에 미리 수매계약이 체결되는 만큼 수입 대체물량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호주에서도 감자를 수입할 수 있지만 호주산 감자는 미국산에 비해 2배 이상 비싸 감자칩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내 감자칩 시장 규모는 1500억원 규모다.
이와 관련 오리온제과 관계자는 "오리온은 포카칩, 스윙칩, 순수감자, 눈감 총 4종의 감자스낵을 출시하고 있는데 대부분 국내산"이라며 "국내산 조달이 잘 이뤄지지 않을 때 일부만 미국산이나 호주산 감자를 사용하고 있어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농심 관계자도 "현재 생산되고 있는 수미칩은 100% 국내산 감자를 사용하고 있고, 칩포테토의 경우 일부만 수입 감자를 사용하고 있다"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고, 만약 감자 수입이 중단될 경우 원가부담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호주산을 수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해태제과 관계자 역시 "대부분 국내산 감자를 사용하고 일부에 대해서만 호주산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긴급 대처할 만큼의 피해는 없다"며 "아직까지는 별다른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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