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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5.0]와인 취미 키웠더니 老後무기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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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바’ 대표 구덕모 전 LG디스플레이 부사장

소통의 도구..중요성 깨달아
바이어 접대하며 전문적 공부
50억달러 계약 '전설'로 남아
퇴직후 6개월 내 승부수
성취욕보다 만족감이 더 중요


[은퇴5.0]와인 취미 키웠더니 老後무기 됐습니다 구덕모 와인과 친구들 대표가 자신의 와인바에서 직접 고른 와인을 음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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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만 6년을 넘어섰다. 하루아침에 유행이 바뀌는 경쟁이 치열한 외식사업에서 6년을 넘게 사업을 진행해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쉽지않은 일이다. 더군다나 인생 2모작으로 시작한 사업이니 더욱 보람을 느낀다.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와인바 ‘와인과 친구들’의 구덕모(62) 대표. 이제는 잊혀질 만도 하지만 그에게는 지금도 전 LG디스플레이 부사장이라는 전직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하지만 덕분에 그는 은퇴를 했거나 앞두고 있는 사람들이 추구하고 싶은 롤 모델이 됐다.


“가장 좋아하는 와인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영업과 비즈니스를 위해 마시던 와인으로 사업을 하게 됐다. 지금은 더할나위 없이 행복하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와인을 마시며 얘기할 수 있고, 사람을 사귈 수 있는 장소를 갖고 싶던 그는 지난 2006년 직장을 떠나자마자 지금의 장소에 와인과 친구들의 문을 열였다.

“저보다 30년 이상 젊은 회사원부터 기업가, 대학교수, 의사 등과 직업이나 나이에 상관없이 친구가 돼 꿈을 이뤘다”는 그는 탤런트 전광렬씨와 오페라 가수 한규원씨도 단골로 시작해 형제처럼 돈독한 사이로 발전했다고 한다.


단골이 느는 데는 구 대표의 와인 지식이 큰 몫을 차지했다. 지난 1976년부터 와인을 공부했으니 이미 36년째 와인 분야에 대한 내공이 쌓였다. 당시는 한국 최초의 와인으로 불리는 마주앙조차 없던 시절이었다. 코트라(KOTRA) 뉴욕무역관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한 구 대표는 와인 문화를 접하면서 와인이 훌륭한 의사소통 도구라는 것을 깨닫고 사업차 알게 된 빅 바이어에게서 와인에 대한 기본을 배웠다. 이후 와인 관련 책을 읽고 와인을 마시며 공부를 했다고 한다.


구 대표는 “식사하면서 업무 얘기만 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와인은 편안하게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도와준다. 특히 외국 바이어들은 와인 얘기를 하면 눈이 반짝인다. 이때 자연스럽게 비즈니스 얘기를 꺼내면 일처리가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와인 비즈니스 덕분에 구 대표는 1981년 금성사(현 LG전자)로 스카우트된 이후 LG전자 상무, LG반도체 영업본부장을 거쳐 2000년 LG디스플레이 부사장이 됐다. 20년 넘게 줄곧 마케팅을 담당한 그는 와인으로 수많은 계약을 따냈다. LG디스플레이 부사장 시절 HP본사로부터 단일 계약으로 최고 금액인 50억달러 규모의 액정화면(LCD) 공급물량을 따낸 것은 지금까지 업계에서 회자될 정도다.


당시 한국을 방문한 HP사장을 데리고 그가 간 곳은 제주도의 허름한 횟집. 바이어가 생선을 좋아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국내에서 가장 맛있기로 소문난 곳으로 초대했다. 식사 자리에서는 미리 준비했던 59년산 프랑스 보르도의 그랑 크뤼 와인인 샤토 랭쥐 바주를 내놨다. 바이어가 1959년생임을 알고 일부러 준비해 놓은 것이었다. 구 대표의 정성에 바이어는 감동했고, 그 인연으로 계약을 따냈다.


이후 구 대표는 자신의 와인 비즈니스 성공 비결을 고객들에게 전수하고 있다. 와인은 대화의 촉매제 역할을 한다는 것. 중요한 점은 잘난 척하며 와인 지식을 자랑하기보다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다. 와인에 얽힌 얘기를 들려주는 것도 방법이다.


와인바를 창업한 이후 구 대표는 “얼굴 좋아 보인다”, “부럽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고 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니까 스트레스를 덜 받아서 그런가 보다. 친구들은 부러워한다”는 그는 “자영업 하는 친구 빼곤 대부분 은퇴했는데, 그 중 80%가 집에 있는데 시간 보내며 노는 것도 힘들다고 한다. 지금 일은 대기업에서 근무할 때와의 성취욕과는 다르다. 제 만족도가 매우 높다. 고객들이 제가 추천한 와인을 마시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은퇴후 새 인생을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구 대표는 “퇴직하는 날이 의사 결정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날”이라고 조언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 뭔지 깨닫는 게 가장 중요하며, 가급적 6개월 내에 승부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의사결정 기간이 너무 길면 늘어지고 너무 짧으면 시행착오를 겪는다”는 그는 “현직에 있을 때는 다음 삶을 준비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생각은 해두고 퇴임하자마자 교육기관을 찾아가서 전문지식을 길러라”고 전했다.


이어 “퇴임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하며 특히 사람과의 네트워킹은 목숨 걸고 유지해야 한다. 결혼식, 장례식 등에 무조건 가라”며 “돈이 많이 들 것 같지만 오히려 집에서 혼자 마시는 것보다 적게 든다. 그러다 보면 정보수집도 되고 또 다른 길이 열린다”고 강조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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