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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깜짝 4위’ 손연재 런던을 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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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깜짝 4위’ 손연재 런던을 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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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체조 요정’의 화려한 비상이었다. 관중석에선 환호와 찬사가 터져 나왔다. 한국 리듬체조 사상 최초의 올림픽 결선 진출은 어느새 눈앞으로 다가왔다.

손연재가 9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 예선 첫날서 두 종목 합계 55.900점을 받았다. 예선 참가 24명 중 4위에 해당하는 높은 점수. 1위 다리아 드미트리에바(러시아)와의 격차는 1.9점에 불과하다. 상위 10명에게 주어지는 결선 티켓 획득에는 청신호가 켜졌다.


최근 국제대회에서의 가파른 상승세가 고스란히 나타난 경기였다. 예선 1라운드는 후프. 세계랭킹 3위로 가장 자신 있는 종목이었다. 손연재는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을 배경으로 물 흐르는 듯한 연기를 펼쳤다. 여유 있는 표정에 고난이도 동작까지 문제없이 소화했고, 28.075점의 높은 점수로 전체 3위에 올랐다.

이어진 2라운드는 약세 종목인 볼 연기였다. 세계랭킹도 12위로 참가 네 종목 중 가장 낮은데다 이전 대회에서 종종 치명적 실수를 범했던 종목이다. 손연재는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오히려 우아한 동작과 안정적 연기로 관중들의 많은 박수를 이끌어냈다. 마무리 동작에서 잠시 볼을 놓치긴 했으나 큰 감점 요소는 아니었다. 결국 27.825점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손연재는 10일 오후 8시부터 예선 둘째 날 곤봉과 리본 종목에 출전한다. 리본은 지난 5월 불가리아 소피아월드컵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던 종목. 이번에도 선전이 예상된다. 반면 곤봉은 세계 랭킹 11위로 다소 취약하다. 결국 곤봉 성적에서 한국 리듬체조 최초의 올림픽 결선 진출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첫 날 거둔 호성적에 물오른 자신감. ‘깜짝 호연’이 반가운 이유는 또 있다. 손연재는 그동안 높은 인기에도 변변찮은 국제대회 성적 탓에 ‘외모 덕’ 혹은 ‘거품’이란 비난을 받아왔다. 올림픽이란 큰 무대를 앞둔 18살 소녀에겐 적잖은 압박이었다. 손연재는 이를 떨쳐내고 좋은 성적을 거뒀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 리듬체조의 토양에서 나온 결실이기에 더욱 값진 열매였다. 이번 대회 결선 진출 여부를 떠나 가까운 미래의 박태환, 김연아 못잖은 성과를 내다보기에 충분했다.


성숙한 자세 역시 돋보였다. 경기 뒤 손연재는 “이제 겨우 두 종목을 마쳤을 뿐”이라며 “목표는 결선진출이다. 남은 종목에서도 좋은 연기를 펼쳐야 한다”라고 당차게 말했다. 예상을 넘어선 결과에 들뜨지도 않는다. 오히려 인터뷰가 끝날 때 즈음 “연습 하러 가야 한다”라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마지막 담금질에도 소홀하지 않은 모습은 더 큰 기대를 품게 한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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