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영규 기자] 2500만 수도권 주민의 식수원인 팔당호의 녹조류(지오스민) 이상증식에 따른 수돗물 악취 원인중 하나로 북한 금강산댐 유로변경이 제기돼 주목된다.
유영봉 경기도 팔당수질개선본부장은 9일 기자와 만나 "북한이 개성공단에 전기를 공급한다는 명분으로 금강산댐의 유로를 변경해 18억t의 물이 동해로 흘러나가면서 국내 화천댐의 담수량이 63%나 줄었다"며 북한강의 녹조 이상증식 원인 중 하나로 금강산댐 유로변경을 지적했다.
유 본부장은 "금강산댐의 담수능력 18억t은 팔당호의 물을 7번이나 바꿀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이라고 덧붙였다.
유 본부장은 또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과 녹조현상의 상관성에 대해서는 "4대강은 남한강과 관련이 있고, 북한강과 상관이 없다"며 "현재 녹조류 발생이 북한강에서 발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4대강과 녹조현상은 크게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이번 녹조현상은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팔당호의 물 체류기간이 5.7일에서 10~15일로 늘어난 것도 원인이 되고 있다"며 "소양강댐과 충주댐에 방류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유 본부장은 특히 "금강산댐의 일시 방류에 대비해 조성한 평화댐의 경우 27억t의 물을 담을 수 있지만 현재는 수문이 없어 모두 흘려보내고 있다"며 "정부 및 수자원공사와 협의해 수문을 설치할 경우 6억t 이상의 담수가 가능해 이를 건기에 적절히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팔당호에서 물을 끌어다 쓰는 주변지역 경작농지의 농작물은 이번 녹조현상으로 별다른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팔당수질본부는 이번 녹조현상의 경우 ▲건기가 지속되면서 일조량이 풍부하고 ▲수중 내 영양분이 충분하며 ▲수온이 25도 이상을 유지하면서 '최적의' 녹조증식 요건이 갖춰져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영규 기자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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