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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쟁 ··· 삼성, 한발 앞서 뛴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54초

'얼리 버드' 삼성
-새벽 6시, 삼성 본관 앞에 가보니..
-한달전부터 새벽출근..이것이 ‘높이 나는 새’의 동력


9일 새벽 6시. 아직 이른 시간이지만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 지하 주차장 입구는 출근 임직원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6시부터 30여분 동안 벤츠와 에쿠스, 체어맨, 제네시스 등 고급 차량부터 소나타 등 일반 중형 차량까지 수십대가 1~2분 간격으로 꼬리를 물고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이들은 대부분 삼성그룹과 삼성전자 임직원들이다.


한 달 여 전 삼성그룹 수뇌부를 중심으로 조기출근 분위기가 퍼진 이후 대부분의 사장 및 임원들이 새벽 6시30분 이전에 출근하면서 나타난 진풍경이다.

조기출근 시동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걸었다. 올초 글로벌 경제위기의 진원지 유럽을 다녀 온 이 회장은 '유럽시장이 생각보다 바쁘다'는 공항 발언 이후 출근 시간을 당초 8시에서 7시대로, 다시 6시30분으로 앞당겼다.


아울러 이 회장은 글로벌 경제위기가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우려하면서 삼성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해 왔다. 이 회장의 조기 출근과 주문은 임직원들에게 긴장감으로 전달됐다.


이 회장이 조기 출근하다보니 삼성 미래전략실 수뇌부를 비롯해 일부 임원들이 이 회장보다 일찍 출근해 업무보고를 준비했다.


이 회장은 출근 직후 미국, 유럽 시장을 챙기는가하면 글로벌 기업들의 삼성에 대한 견제 대응방안, 경영현안 등에 대해서도 수시로 보고를 받고 있다. 아울러 임직원들이 휴대폰 글로벌 1위 등의 실적에 안주해 긴장을 늦추지 말 것 등을 강도높게 주문하고 있다.


조기출근은 결코 녹록치 않은 경영환경을 돌파하겠다는 이 회장 의지를 사내외에 알리는 한편, 직원들의 고삐도 죄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후 지난 6월 최지성 부회장이 미래전략실장에 임명되면서 7월부터 미래전략실 대부분이 조기출근을 시행했고 이후 이런 분위기가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일반 직원들은 새벽에 출근하고 있지 않지만 이런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조기출근이 부장급 아래로까지 확산될 가능성도 전망된다.


긴장을 늦추지 않기 위한 임원들의 조기출근은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의 주요 계열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출근길에 만난 직원들의 반응은 일단 피곤하다였다. 그러나 조기 출근이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놓고 있는데다 회의 집중도와 업무 효율성을 높여주는 등 긍정적인 면이 많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새벽 출근길에서 만난 삼성전자 임원 A씨는 "조기 출근 이후 업무에 임하는 직원들의 근무태도가 달라졌다"며 "과거와 같은 업무행태로는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질 수 있다는 위기감때문에 마음자세를 가다듬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도 영국도 '삼성 태클'
-美 방송 토크쇼에서 조롱 영상, FT는 한계 지적 기사···견제 심리 작용한 듯


'삼성을 견제하라'


미국의 유명 토크쇼인 '코난쇼'가 삼성전자를 조롱하는 패러디 영상을 방영하고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삼성의 한계를 지적하는 분석 기사를 실어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과 애플의 미국 본안소송이 진행 중인 가운데 미국과 유럽에서 삼성에 대한 견제 심리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현지시간) 진행된 코난쇼에서는 삼성을 조롱하는 패러디 영상이 방영됐다. 영상에서는 '닉 우드'라는 이름을 가진 가상의 삼성전자 부사장이 등장한다. 그는 1분25초 내내 삼성을 우스꽝스럽게 보이는 발언을 한다.


영상에서 카메라는 상당히 유사한 모습의 갤럭시S, 아이폰을 비추는데 닉 우드는 "삼성은 창조적인 제품을 만든다. 봐라. 애플과 다르다"고 강조해 실소를 자아낸다. 갤럭시탭과 아이패드를 비교하면서도 "갤럭시탭은 어떻냐. 전혀 안닮았다"고 말해 관객들의 웃음을 터뜨렸다.


이 영상은 마지막으로 삼성의 창업주는 '스테판 잡스(Stefan Jobes)', 삼성의 로고는 'SAMSAPPLE'이라는 조롱으로 마무리된다. 미국에서 이 같은 패러디 영상은 흔하지만 현지 기업과 다투고 있는 삼성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밖에 없다.


FT는 8일(현지시간) 삼성전자는 업계 리더를 추격하는 '패스트 팔로어'지만 '리더'는 아니라는 내용의 분석 기사를 실었다. 이 매체는 삼성이 2010년 본격적으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판매한지 만 2년만에 애플과 맞서는 수준으로 성장한 것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했다. 스스로 보유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제조를 위한 능력을 겸비한 때문이라며 추켜세웠다.


그러면서도 패스트팔로어로서의 삼성의 역량이 삼성 주가의 추가 상승을 막고 있다고 강조했다. 창조성의 부족과 낮은 이익률은 삼성의 현위치를 보여주며 이 때문에 기업가치가 다른 아시아 기업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 최고 자리에 올랐다 추락한 소니, 파나소닉, 샤프와 달리 애플을 지속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경쟁자로 계속 인정받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무언가를 내놓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FT는 삼성이 모방자의 이미지를 벗기위해서라도 이번 애플과의 법정공방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애플을 따라잡고 추월할 수 있는 진정한 혁신기업이 될 수 있는지 여부를 투자자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토크쇼는 애플의 홈 어드밴티지와 싸워야 하는 삼성의 상황을 반영하는 '뼈 있는 농담이지만 FT의 지적은 삼성전자도 새겨들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백종민 기자 cinqange@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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