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측 "소비자는 구분 가능...갤럭시에는 삼성 로고 뜨고 구글 검색창도 보여"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삼성전자·애플의 본안소송이 2주차에 들어선 가운데 애플측 증인이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아이폰을 구분하지 못한 일화를 소개했다. 삼성전자측 대리인은 "소비자들은 구분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심리에서 애플의 전 디자이너 수잔 케어는 "두 회사의 스마트폰을 비교해보니 사용자환경(UI)이 상당히 유사(substantially similar)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날 심리에서는 삼성전자가 애플의 UI 특허를 침해했는지 여부가 집중 부각됐다.
수잔 케어는 1954년 뉴욕 태생으로 마운트 홀요크 대학, 뉴욕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애플의 오리지널 맥킨토시에 등장하는 아이콘, 서체, 그래픽 등을 개발해 유명해졌다. 컴퓨터 아이콘의 여왕으로 불리는 그는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의 디자인 개발도 담당했다.
그는 증언을 뒷받침하기 위해 자신이 겪은 일화를 소개했다. 수잔 케어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아이폰을 봤는데 나조차도 구분하기가 어려웠다"며 "개인적으로도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아이콘 디자인에 잔뼈가 굵은 그조차도 삼성전자와 애플의 UI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두 제품의 아이콘 등이 유사하다는 의미를 전달한 것이다.
재판 과정에서 수잔 케어는 리서치인모션의 '블랙베리 토치'는 아이폰처럼 둥근 직사각형 모양의 아이콘을 쓰지 않는다는 발언도 했다.
증언이 끝나자 삼성전자측 수석 대리인인 찰리 버호벤 변호사의 반대 심문이 시작됐다.
버호벤 변호사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켜면 '삼성' 로고가 뜨고 스크린 상단에는 구글 검색창이 보인다"며 아이폰과 구별이 가능하고 UI도 다르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문자메시지, 계산기 애플리케이션 모양도 아이폰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주장을 마친 후 버호벤 변호사는 수잔 케어에게 "이 아이콘들이 '상당히 유사'하지 않다는 데 동의하느냐"고 물었다. 수잔 케어는 "동의한다"면서도 "100% 다른 것은 아니지만 비슷하긴 하다"고 답변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다음 심리는 10일(현지시간) 오전 진행된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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