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거래 대금 3년만에 최저 기록
5월 50% 하회 후 지속 축소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개인투자자들의 주식 거래비중이 50%를 하회하면서 증시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외국인과 기관들이 증시의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지만 경기불안으로 개미들은 주가가 조금이라도 오르면 내다 팔며 손실을 최소화한 후 재매수를 꺼리는 분위기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이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월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52.79%였던 비중은 2월 57.10%로 늘어났지만 3월에는 52.33%로 떨어진 후 4월에는 51.86%로 줄었다. 특히 5월에는 47.82%로 내려가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개인의 비중이 50% 밑으로 내려간 건 2008년 9월 이후 처음이다. 6월과 7월에도 소폭 감소세를 보였던 개인 비중은 8월에는 45%대까지 내려간 상황이다. 같은 기간에 기관 비중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 연초 19%대였던 비중이 8월에는 29%까지 높아졌고 외국인도 연초 22%에서 23%로 소폭 증가했다.
올 들어 6일까지 개인은 6조5042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은 7조4176억원을, 기관은 3조444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매도 강도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3~5월 순매수를 나타냈던 개인은 6월에 7651억원을 팔아치우며 매도 우위로 돌아섰고 7월에는 2조3030억원을 매도했다.
이 같은 개인들의 이탈은 증시의 급격한 위축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7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주식 거래대금은 90조457억원으로 4개월 연속 100조원을 하회하고 있다. 거래대금은 지난 4월 99조3008억원을 기록하며 2010년 3월 이후 처음으로 100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6월에는 81조원까지 떨어졌다.
개인들이 증시를 떠나면서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도 크게 줄었다. 지난 3일 신용거래융자 금액은 3조8191억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상거래 후 돈을 갚지 못해 발생하는 위탁매매 미수금도 7일 881억원을 기록하며 연중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같은 개인의 탈증시 가속화는 지난해 발생한 유럽위기가 1년이 넘도록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배경이다. 해결책이 나오는 듯하다 다시 제자리걸음인 유럽사태와 그로 인한 불안감이 지속적으로 증시를 조여오면서 투자자들도 지칠대로 지친 셈이다. 문제는 개인투자자들의 누적된 투자 피로도와 불신감이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시황팀장은 “최근 지수가 1900선 회복을 바라보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이 기회를 틈타 손실을 만회한 후 즉시 증시를 떠날 생각 뿐”이라며 “이제는 매매하면 손실 날 확률이 더 크다고 여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그는 “유럽사태의 획기적인 대책과 질적인 변화가 나오지 않는다면 당분간 개인 이탈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송화정 기자 panc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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