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영규 기자】2002년 '대~한민국'의 함성이 8일 새벽 전국에서 재현될 전망이다.
23세이하 우리나라 올림픽 대표팀이 축구 종주국 영국을 꺾고 4강에서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과 맞붙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새벽 1시부터 멕시코-일본전(웸블리스타디움, 새벽 1시)에 이어 한국-브라질전(올드트래포드, 새벽 3시45분)이 열리면서 벌써부터 축구팬들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시합을 놓고 경기도 수원시와 부천시가 정반대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부천시는 이날 새벽 1시부터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시민들이 참여하는 대대적인 응원전을 펼친다. 이에 반해 수천억 원을 들여 건설한 월드컵경기장을 갖고 있는 수원시는 응원전 계획이 없다.
7일 수원시와 부천시 등에 따르면 부천시는 올림픽 축구 대표팀의 4강 경기를 '부천FC'와 함께 응원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지난 2002년 달성한 꿈을 다시 한 번 이루기 위해 응원전을 마련했다는 게 부천시의 설명이다.
부천시는 이에 앞서 지난 6일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응원전 슬로건도 공모했다. 선정된 슬로건은 행사 당일 종합운동장 한 켠에 걸린다.
부천시 관계자는 "2002년의 열기를 살려내고, 이를 통해 침체된 경기에 힘을 불어넣기 위해 시민들이 참여하는 응원전을 마련하게 됐다"며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같이 응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면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월드컵경기장을 갖고 있는 수원시는 응원계획이 없는 상태다.
수원월드컵경기장 관계자는 "부천 쪽은 한다고 하는데 우리는 전혀 계획이 없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수원시는 경기도에서 가장 좋은 인프라를 갖고 있다. 우선 프로축구 구단 중 재단이 가장 튼튼한 삼성의 연고지가 수원이다. 여기에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을 치르기 위해 지어진 월드컵경기장이 있다. 인구도 110만 명으로 가장 많다. 모든 면에서 응원전을 펼치기에는 최적의 장소다. 하지만 수원시는 응원전을 마련하지 않기로 했다.
수원시는 현재 프로야구 10구단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을 비롯해 공무원들은 프로야구 10구단 유치에 혈안이다.
야구에 대해 이처럼 관심이 많다면, 그래서 수원시가 스포츠의 새로운 '메카'로 떠오르길 바란다면, 영국 현지에서 펼쳐지는 이번 4강전에 대해서도 시민들의 관심이 많은 만큼 함께 응원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물론 이에 대한 최종 판단은 1200만 도민과 110만 수원시민들의 몫이다.
이영규 기자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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