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일제강점기에 사할린에 끌려간 부모의 뜻에 따라 지금까지 무국적자로 살아온 김모씨(58·여)가 국가를 상대로 한국인임을 인정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조선족 등 중국 국적의 동포가 이같은 소송을 낸 적은 있지만 무국적자인 사할린 한인2세가 국적을 인정해달라고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씨는 러시아 국적을 취득하지 않은 채 고향을 그리워하다 숨진 부모의 유언에 따라 "대한민국 국민임을 확인해달라"며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냈다.
사할린 한인은 1939년부터 일제의 침략전쟁을 위해 강제징용 당했다가 종전 후 그대로 사할린에 유기된 한인1세와 그들의 후손들이다.
김씨는 소장에서 "일제가 패망한 이후 구소련의 강제억류 정책에 의해 끝내 조국으로 귀한하지 못했다"며 "이후 소련과 북한 둘 중 하나의 국적 선택을 강요당했고 국적을 신청하지 않은 자는 무국적자로 간주됐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혈통주의를 취하는 대한민국 국적법상 무국적인 사할린 한인은 대한민국 국적을 이탈한 적이 없으므로 당연히 한국인"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어 "남조선 과도정부 법률 제11호 '국적에 관한 임시조례'와 이를 승계한 국적법에 따르면 조선을 국적으로 했던 자는 국적법 제정과 함께 대한민국 국민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나영 기자 boh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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