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그리스 연정이 마침내 향후 2년간 115억유로(15조9620억원) 규모의 예산지출안 삭감에 1일(현지시간) 합의했다.
향후 2년간 115억유로 규모의 예산지출안 삭감문제를 두고서 연정(신민당, 사회당, 민주좌파) 내부 간 합의를 이루는데 진통을 겪어왔던 그리스 집권 연정은 사회당이 그동안의 반대 입장을 철회하면서 합의에 성공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지난 총선에서 신민당, 시리자에 이어 원내 3당이 된 사회당은 경제 성장세가 회복될 때까지 추가적인 연금 및 공공부문 임금 삭감에 반대하며, 추가 지출 삭감 목표 시점을 2015~2016년으로 미룰 것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이날 사회당은 트로이카(국제통화기금, 유럽연합, 유럽중앙은행)과의 재협상을 요구해왔던 그간의 주장을 철회했다.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사회당 대표는 "그리스 정부의 국익과 시작한지 6주밖에 되지 못한 정부가 무너지는 것을 지켜볼 수 없어서 정부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얀니스 스투르나라스 재무장관은 3시간에 걸친 정당간의 회의 뒤에 기자들과 만나 “연정을 구성하는 정당 지도자들이 안도니스 사마라스 총리안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정부지출 삭감 내역은 8월 말쯤 공개될 것이라고 스투르나라스 재무장관이 밝혔다.
그리스는 6월에 받기로 예정되었으나 받지 못했던 2차 구제금융 지원금 중 일부인 312억유로를 다음 달에 받을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트로이카 관리들은 다음달 초에 그리스를 방문해 그리스의 구제금융 이행조건 준수 여부를 평가하고 추가적인 지원금을 제공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그리스는 이 지원금을 받아야 부실한 은행들에 대한 증자(재자본화) 및 정부 예산 집행이 가능한 상황이다.
크리스토스 스타이코라스 그리스 재무차관은 TV인터뷰에 출연해 “정부가 보유한 현금이 다해가고 있다”며 “정부 재정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말할 수는 없지만, 한계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리스 정부의 자금난 때문에 그리스가 당초 예정되어 있던 32억유로 규모의 국채발행을 늘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FT는 소개했다.
한편 사마라스 총리는 사회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유자산 민영화계획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올해 말까지 복권회사 등 정부 소유의 기업 3곳을 매각에 나설 전망이다. 이외에도 로도스 섬 개발과 관련해 해외 및 그리스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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