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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 특허전 운명 가르는 '두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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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버호벤 미국 내 '최고 특허 전문가', 애플 매켈리니는 '삼성 저격수'

삼성-애플 특허전 운명 가르는 '두 입' 삼성전자측 대리인 찰리 버호벤 변호사(왼쪽)와 애플측 대리인 해럴드 매켈리니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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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삼성전자와 애플의 본안 소송이 '두 입'의 설전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양측 법률 대리인의 법정 다툼은 '세기의 재판'의 향배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그들의 말 한마디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탄탄한 논리와 뛰어난 화술로 10명의 배심원을 설득해야 하는 '두 입'의 신경전은 이번 소송의 최대 승부처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본안 소송 두번째 심리에서는 찰리 버호벤 삼성전자 수석 법률 대리인과 해럴드 매켈리니 애플 수석 법률 대리인이 배심원단을 상대로 팽팽한 논리 대결을 펼쳤다.


버호벤 변호사는 지적재산권 분야에서 미국 최고의 변호사로 꼽힌다. 1985년 아이오와 대학교, 1988년 아이오와 로스쿨을 졸업했다. 이후 변호사로 활동하며 IBM, 구글, 퀄컴, 야후, 모토로라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을 고객사로 상대하는 등 특허 부문에서 잔뼈가 굵다.

승소율도 높다. 2010년 1월에는 '아메리칸 로우여'가 수여하는 올해의 지적재산권 소송 부문 상을 수상했고, 9월에는 '데일리 저널'이 선정한 캘리포니아 톱(Top) 100 변호사에 이름을 올렸다. '더 내셔널 로우 저널'이 뽑은 승소율 높은 변호사 톱 10에도 올랐다. 삼성전자로서는 글로벌 IT 기업을 고객사로 뒀고 승소율도 높은 버호벤 변호사의 변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반면 애플측 대리인 해럴드 매켈리니 변호사는 삼성과의 악연이 눈길을 끌고 있다. 매켈리니 변호사는 지난 2006년 시작된 삼성SDI와 일본 파이오니어의 특허 소송에서 파이오니어측 변호인으로 참여했다. 당시 배심원단과 판사로부터 삼성SDI가 파이오니어에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이끌어냈다. 이번에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에 또 다시 참여하며 '삼성 저격수'로서의 악연을 이어가는 것이다.


매켈리니 변호사는 지난 1970년 산타클라라 대학교, 1975년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캠퍼스(UC버클리) 로스쿨을 졸업해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적재산권, 전자업체, 생명과학기술 관련 소송에서 활동해왔으며 특허, 저작권, 무역 분쟁 등에 강하다.


화려한 이력만큼이나 두 인물은 이날 법정에서 뜨거운 설전을 펼쳤다.


버호벤 변호사는 애플의 논리를 반박하는데 무게를 뒀다. 그는 "직사각형 디자인은 애플이 개발한 것이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다른 기업들이 사용해왔다"며 2006년 출시된 LG전자의 프라다폰을 예로 들었다. 직사각형 디자인은 아이폰이 원조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애플을 몰아붙일 때는 단호했지만 간간이 완곡한 화법도 썼다. 배심원이 미국 시민권자로 구성된 점을 고려한 것이다. 베호벤 변호사는 "삼성전자는 아이폰이 성공하지 않았다고, 아이폰이 영감을 주지 않았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아이폰은 산업과 경쟁을 고무한 것은 인정한다"고 발언했다.


매켈리니 변호사는 삼성전자의 모방을 증명하는데 힘을 쏟았다. 그는 "애플은 삼성전자 때문에 어마어마한 손해를 봤다"며 플립폰, 쿼티 자판폰, 슬라이드폰 등을 배심원단 앞에 꺼내 놓았다. 그는 "아이폰이 나오기 전과 후의 삼성전자 휴대폰을 보라"며 "삼성전자는 혁신보다는 손쉬운 길을 걷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날 삼성전자는 법정 내에서는 거침없는 논리를 펼쳤지만 장외에서는 예상치 못한 암초에 부딪혔다. 루시 고 판사가 언론에 휴대폰 사진을 공개한 삼성전자의 행동을 '언론 플레이'로 보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배심원단에게 아이폰이 나오기 전 출시됐지만 디자인은 아이폰과 비슷한 삼성 휴대폰을 공개하겠다고 법원에 요청했다. 그러나 판사가 이를 허용하지 않자 언론에 사진을 공개했다. 판사는 이날 "법원에서 배제된 증거를 언론에 공개했다"며 "이 사진, 내용을 누가 작성했는지, 법무팀에서는 누가 승인했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애플은 삼성전자 'F700'이 아이폰 복제품이라고 배심원들에게 보여주도록 한 반면 삼성전자에는 허용하지 않았다"며 "불합리한 판결 같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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