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 김종일 기자]민주통합당 대선 본경선을 앞두고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갖고 있는 정세균 후보와 박준영 후보가 본격적으로 단일화 논의에 착수했다. 단일화가 성사되면 민주당 대선 후보 톱 5중에 호남 주자는 1명으로 압축된다.
31일 양측의 복수 캠프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세균 후보와 박준영 후보는 내일 오후 4시까지 시한을 두고 단일화 협상을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정세균 캠프의 핵심관계자는 “확실한 것은 양 후보 모두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 “실무적으로 단일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 절충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영 캠프측의 관계자는 “대선 후보 기탁금 납부시한인 내일 오후 4시까지 양 캠프에서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며 “물밑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두 후보가 단일화를 할 경우 모두 '윈윈 게임'이라는 분석이다. 현직 전남지사인 박 후보와 호남에서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는 정 후보가 호남 단일 후보로 나설 경우 현재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빅3(문재인-손학규-김두관) 구도’를 뒤흔들 수 있다.
정치적 실익도 적지 않다. 정 후보로 단일화를 이룰 경우 박 후보는 도지사 사퇴라는 부담에 벗어날 수 있다. 박 후보는 전남도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사직 사퇴 여부에 대해 "도움을 주신 분들과 많이 고민해 보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전국적으로 무명인 박 후보는 이번 예비경선에서 '깜짝 5위'로 등극하면서 사실 전국적 지명도를 얻게 됐다는 평가다. 박 지사 이번 컷오프 통과에 대해 “출마를 고민하느라 늦었고 계파도 조직도 없는 상황에서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컷오프를 통과한 것은 시·도민의 성원이 없으면 불가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지사 입장에서 이번 단일화 논의는 반갑다.
아울러 박 후보는 본선 경선 기탁금에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후문이다. 예비경선(컷오프)를 통과한 후보들은 이미 1억원의 기탁금 외에도 추가로 3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경선은 일반 국정선거와 달리 당내 선거이기 때문에 선거비용을 국고보조금으로 보전해 주지도 않는다. 박 후보로서는 본경선이 시작되기 전에 후보단일화 논의를 마무리 지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정 후보 역시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던 지지율을 반등시킬 확실한 모멘텀을 확보하게 된다. ‘저평가 우량주’에서 벗어나 호남 단일 후보라는 명분과 함께 선두권으로 치고 나갈 추진력을 얻게 된다는 평가다.
김승미 기자 askme@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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