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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불황에도 활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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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요즘 같은 경제 빙하기, 담배 제조자 등을 비롯한 '죄악의 주식'은 투자자에게 안정적인 피난처가 될 수 있다고 미국의 방송사 CNN이 최근 보도했다. 애연가들은 다른 지출을 줄이더라도 흡연을 포기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세계 최대 담배 제조업체인 필립모리스는 2008년 간판 브랜드인 말보로의 해외 사업을 모회사인 알트리아에서 분리한 이후 승승장구하고 있다.

필립모리스는 최대 시장인 유럽 지역의 경우 성장세가 둔화되기 했지만 지난해 수익이 4.6% 늘었다. 특히 아시아 지역 판매는 지난해 35%나 증가했다. 인도네시아와 같은 아시아 신흥국의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필립모리스 등 고급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대폭 증가한 탓이다. 웰스 파고 애널리스트인 보니 헤르조그는 아시아 지역 수익이 2020년에는 두 배 이상 증가한 187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13억 인구의 중국 시장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최근 말보로의 국내 유통을 허용했다.


이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필립모리스의 주식은 고속성장을 해왔다. 필립모리스 주식 가격은 기업분할 이후 65%나 뛰었다. 알트리아가 같은 기간 48% 올랐고, BAT(British American Tobaco)이 35% 상승하는 등 다른 담배제조업체를 손쉽게 따돌린 것이다. 필립모리스의 주식을 떠받든 것은 최근 180억 달러 상당의 주식 재구매 발표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또 필립모리스의 짭잘한 배당수익도 투자자들을 붙잡아 둔 무기였다.

하지만 마이너스 요인도 있다. 최근 금연 열풍 속에서 이미 담배에 소비세를 부과하는 아시아 국가가 늘고 있다. 특히 고급 브랜드의 담배의 경우 흡연자들이 가격이 저렴한 담배로 바꾸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제프리스 앤 컴퍼니의 애널리스트인 실리오 브레데는 재정난에 시달리는 정부의 담배 소비세 대폭 인상이 계속될 것이며, 필립모리스로선 180여개국에서 이를 시행하는 만큼 속수무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로운 법률 제정을 통한 담배 소비 억제를 시도하는 것도 부담이다. 호주는 최근 새롭게 만든 포장법에서 말보루의 상징인 남성의 사진을 담배 표지에서 제거하도록 했다.




지연진 기자 gyj@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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