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스페인 그리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의 위기는 각국 정부의 수장들의 휴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6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국내 사정이 절박한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올해 휴가계획을 잡지 못했다. 8월6일 부터 17일 사이에 공식일정이 없지만 이때도 휴가를 가지 않는다고 스페인 총리실 대변인이 밝혔다.
이기간 중에도 상황에 따라 여러 일정이 추가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제금융 지원을 위한 트로이카의 실사를 받고 있는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도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정상이다. 총리 선출 직후 수술로 자리를 비웠던 만큼 휴가까지 쓸 처지가 아니다.
마리아노 몬티 이탈리아 총리의 상황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몬티 총리는 8월 중 한 주 일정으로 머리를 식히며 이탈리아 재정 위기의 해법을 찾기 위한 재충전을 할 예정이다.
자동차 업체 푸조의 대량 감원 발표로 타격을 입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자국내에서 휴가를 즐길 예정이다.
반면 위기 해법의 열쇠를 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3주간의 휴가를 떠났다. 휴가를 못 간 문제 국가 정상들의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독일 빌트지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25일 바이로이트에서 열리고 있는 바그너 오페라 축제에 참석한 후 예년처럼 이탈리아의 남티롤 지방으로 휴가를 떠난다고 보도했다. 하이킹을 즐기는 메르켈 총리는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이곳에서 여름을 즐겼다.
메르켈은 과거에도 위기가 불거지는 와중에도 여름휴가로 꼬박 한달씩 자리를 비워 논란이 됐었다. 그는 겨울휴가도 확실히 챙겼다.
독일과 함께 우량 국가로 꼽히는 오스트리아의 베르너 페이만 총리는 최근 2주간의 휴가에서 복귀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위원회 위원이자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인 에발트 노보트니도 자국 경제가 순탄한 만큼 휴가를 즐긴다는 계획이다.
정상들이 위기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에서 휴가를 즐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눈에 띄는 특징이다.
메르켈 독일 총리외에 오스트리아 총리도 이탈리아의 사르디니아 섬에서 휴가를 즐겼다. 벨기에의 엘리오 디 뤼포 수상 역시 다음달 이탈리아의 아브루조 지역으로 휴가갈 예정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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