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CD(양도성예금증서)금리 담합 조사의 파장이 커지자 금융감독원이 해외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은행들이 CD금리 담합을 통해 이익을 취했다는 의혹을 정부에서 조사한다는것만으로도 대외신인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미 25일 "한국 은행들이 이번사건으로 법적위험은 물론 대외평판위험도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26일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이번 공정거래위원회의 CD금리 담합 조사에 대해 해외시장에서 심상치 않게 보고 있다"며 "관련 부서에 해외반응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당국이 우려하고 있는 부분은 우선 대외 신인도 하락이다. CD담합 조사 파문이 확산될 경우 금융당국에 대한 신뢰 및 투명성이 떨어지게 되고 금융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담합조사로 인한 큰 혼란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지만 한국물 채권 유통금리와 신용부도스와프(CDS)가 오르고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담합으로 결론 났을 경우에 대비해 다양한 시나리오도 고려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거래되는 파생상품의 이자율 스왑에 CD금리도 지표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답합이라고 밝혀졌을 경우 파생상품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대규모 국제손해배상소송도 들어올 가능성도 있어 국내 금융업계가 타격을 입게 된다. CD금리를 기초로 한 국내 파생상품은 약 4500조원에 달한다.
금융당국은 다만 국제소송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자율스왑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등 이자지금조건을 교환하는 거래인데, 해외투자자의 경우 고정금리를 지불하고 변동금리를 수취하는 경우가 많아 소송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만약 은행들이 금리를 실제금리보다 높게 유지해 부당하게 이익을 챙긴 것으로 결론나더라도 외국투자자들은 손해 볼 일이 드물다는 얘기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국내 은행이 최근 해외시장에서 위상이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사건이 발생해 안타깝다"며 "더군다나 국내 은행들이 많게는 100억달러의 외화부채를 갖고 있어 이번사태가 은행의 전반적인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혜선 기자 lhs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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