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LG전자가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주력사업인 TV·가전 부문은 선방했지만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하는 휴대폰 사업은 적자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주가 향방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다수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3분기 실적도 기대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25일 2분기 매출액 12조8590억원과 영업이익 349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5.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22.1% 줄었다. 그나마 증가했다는 매출액도 전년 대비 10.6% 감소했다.
주력사업은 선방했다. TV 사업을 하는 HE사업본부가 2163억원의 이익을 기록해 전체 이익의 62%를 차지했고 냉장고와 세탁기를 만드는 HA사업본부도 1653억원의 이익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180% 이상 성장했다.
그러나 LG전자의 성장동력인 휴대폰 부문은 3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서 589억원의 손실을 기록했고 휴대폰 출하량도 전분기 대비 4.3% 줄어 1313만대를 기록했다. 이를 놓고 증권업계에서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최남곤 동양증권 연구원은 "낮아진 시장 기대치에 맞춘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며 "특히 휴대폰 사업 부진은 향후 벌어질 휴대폰 시장 가격 경쟁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이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애플을 제외한 모든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판매량 신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3~4분기에는 갤럭시S3, 아이폰5 출시 효과로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는 이에 따라 "하반기 마진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현 주가가 PBR(주가순자산비율) 0.8배까지 추락했기 때문에 더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성은 삼성증권 연구원도 "세트 수요에 대한 불안감과 피로해진 스마트폰 기대감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홀드(보유)'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홀드'는 국내 애널리스트 리포트에서 사실상 '매도'를 뜻한다.
조 연구원은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상승하는 시그널이 보여야 '매수' 추천을 할 수 있다"며 "8~9월 아이폰5 대기 수요가 증가할 경우 LG전자의 LTE(롱텀에볼루션) 스마트폰 수요가 예상치를 하회할 리스크가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유로화 환차손을 감안하면 LG전자의 실적이 괜찮다는 시각도 있다.
전성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2분기 마케팅비 투입과 환차손에도 불구하고 컨센서스를 충족했는데 시장 기대치는 좋은 펀더멘털을 왜곡하는 수준까지 떨어져 있다"며 "유로화 환차손을 감안하면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5000억원에 육박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 연구원은 "스마트폰 판매량이 1분기 485만대에서 2분기 578만대로 증가했다"며 "3분기에는 마케팅비 투입으로 스마트폰 750만대가 팔릴 것이고 휴대폰 사업부도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그는 LG전자의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3654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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