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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차명주식 취득 창업주 상속개시 전인가, 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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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家 재산분쟁, 차명주주 주식취득일자도 관건....재산분할 협의 있었는지 날선 공방, 삼성특검 기록 살펴보기로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 차명 주주들의 주식 취득일자가 삼성家 상속권 분쟁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서울지방법원 민사32부(서창원 부장판사)는 25일 故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 이맹희 씨가 '상속받은 차명주식 중 자신의 몫을 돌려달라'며 동생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주식인도를 청구한 소송 속행 공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차명주식에 대한 상속권 인정여부는 실명전환된 주식의 취득일자가 주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며 "삼성 측이 제시한 명의수탁자 명단에서 추가로 주식보유자들이 언제 주식을 취득했는지 소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식취득 시점과 고 이병철 회장이 사망한 상속개시 시점 간에 관계를 살펴봐야 한다는 것으로 읽힌다.


이에 대해 이 회장측 변호인이 "너무 방대해서…"라며 입증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자 재판장은 "주식취득시점은 이번 재판에서 매우 중요한 증거자료가 될 것"이라며 재차 증거제시를 요청했다.

이날 법정에선 '차명주식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해달라'는 주장에 대해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 원·피고 쌍방의 공방이 계속됐다. 이는 '차명주식'에 일반 법리를 바로 적용할 수 있는지와 차명주식에 대한 재산권 침해를 어떻게 인정할 것인지 등 법리적 해석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맹희씨 측은 "차명주식은 극비에 관리돼왔기 때문에 다른 가족들이 그 존재여부를 알 수 없었다"며 이건희 회장이 실명전환 후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의 차명주식에 대한 재산분배를 주장했다.


이 회장 측은 "당시 대기업관행이었던 차명주식을 몰랐을 리가 없다"며 "25년간 차명주식 권리를 실질적으로 이건희 회장이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속회복 청구권의 제척기간(일정 기간 안에 행사하지 않으면 권리가 소멸되는 기간)이 지났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이번 재판의 주요 쟁점은 '차명주식'과 '25년의 시간 경과'이라며 양측은 이 부분을 핵심으로 변론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재판부는 쟁점을 정리하며 "상속회복청구권에 대한 입증책임은 원고(이맹희)에게 있으며, 25년이나 지났으므로 청구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은 피고(이건희)가 입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실명전환이 이뤄지기 전 제3자에게 처분된 차명주식이 상속권을 침해했다고 보는지 입장을 명확히 정리해 달라"고 이맹희씨 측에 주문했다. 상속대상 재산은 이병철 창업주의 차명주식인데 이미 처분된 주식으로 마련한 돈으로 다시 사들인 주식까지 그 대상에 포함시킬 것인지 입장을 다듬으라는 요청이다.


재판부는 이맹희씨 측이 증거로 채택해줄 것을 요구한 국세청 세무조사 기록 등에 대해서도 차명주식 입증과의 연관성을 설명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날 법정에선 삼성가 형제들 간에 재산분할 협의가 있었는지 여부도 도마에 올라 쌍방의 날선 공방이 오갔다.


이 회장 측은 이날 이병철 창업주가 사망한지 2년 뒤인 1989년 형제들이 날인했다는 '상속재산 분할 협의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형제들이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주식을 이 회장이 갖는데 동의했다는 것이다.


이맹희씨 측은 그러나 개별적인 서명과 작성일시가 없는 점, 공증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진정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또 "설령 협의서가 진정이라 해도 차명주식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고 상속재산 전부에 관해 협의한 것도 아니다"고 맞섰다.


한편 재판부는 이맹희씨 측의 요구대로 삼성 특검 수사기록을 검토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동의를 구해 특검이 삼성 비자금을 수사했던 내용을 살펴보게 된다. 이 회장 측은 이 회장 외에 다른 피고인들에 대한 동의도 필요하며, 기록을 살펴보더라도 쟁점에 관련된 부분만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삼성가 상속분쟁 다음 재판은 한달 뒤인 다음달 29일 오후 2시 다시 열릴 예정이다.




박나영 기자 bohena@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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