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새누리당의 경선 레이스가 본격 시작된 가운데 5명의 경선후보들은 24일 첫 방송3사 토론회에 참석해 불꽃 튀는 공방을 벌였다.
새누리당 대선 레이스를 벌이고 있는 4명의 비박 주자는 이날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자신이 새누리당의 적임자'라고 강조하면서도 정책대안과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유력 주자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박 전 위원장은 5ㆍ16 군사정변이나 친인척 의혹에 조목조목 반박하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박 전 위원장에게 "혹시 '만사올통'이란 말을 들어봤느냐"며 올케 서향희 변호사 의혹을 제기했다. 38살의 젊은 변호사가 대규모 로펌의 대표로 있고, 영업정지된 삼화저축은행의 법률고문이었다가 대선 전 홍콩으로 출국했다는 것에 대한 의혹이다. 그러자 박 전 위원장은 "비리가 있다거나 잘못이 있으면 검찰이 가만있겠느냐"며 "내가 (수사기관에)검사를 해달라고 할 수도 없지 않느냐"고 맞받았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박 전 위원장의 역사인식을 문제삼았다. 박 전 위원장은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5ㆍ16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발언에 찬성하는 분이 50%가 넘었다"며 "당시 북한보다 경제력이나 모든 면에서 취약해 자유민주주의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에도 그냥 있어야 했느냐"고 반박했다.
새누리당의 첫 경선 토론회가 비박계 주자들의 협공으로 '박근혜 청문회'와 유사한 구도를 보인 것은 박 전 위원장의 대항마가 보이지 않는 '1강 4약'의 구도 때문이다. 어떻게든 유력 후보와의 대립각을 세워 2위 싸움에 유지한 고지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이 이 구도를 낳았다. 박 전 위원장이 대선 후보로 선출될 확률이 높은 상황에서 대선 이후의 당을 주도하겠다는 '포스트朴' 전략도 작용했다.
박근혜 캠프에서는 '예상된 공세'라는 반응을 보였다.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토론회 직후 "(비박 주자들이)특별히 새로운 정책이나 내용보다 박근혜 흠집내기에 주력하려는 모습을 보였다"며 "박 전 위원장이 비교적 논리적으로 잘 대응했다"고 평가했다. 비박 주자들의 합동 공세는 국민들에게 여러 의혹에 대한 면역력을 키운다는 분석도 내놨다. 그는 "당내 경선이 본선 검증의 몸풀기 성격이 강해 오히려 박 전 위원장에게 이득"이라고 밝혔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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