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반값 판매로 콧대를 낮춘 '프라다'가 아웃렛에서 기록적인 매출을 올렸다.
불황심리로 정상매장에서는 지갑을 닫았던 소비자들에게 '아웃렛 명품'이 심리적 저항감을 줄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픈한 롯데 파주 프리미엄아울렛 프라다 매장이 50~60% 할인 판매에 나선 결과 주말 새 일평균 5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둬들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주말이고 오픈 초반임을 감안해도 월매출도 아닌 일매출이 5억원 이상 나왔다는 것은 엄청나다”고 말했다.
아웃렛 패션 브랜드 매출로는 사상 최고다. 지난해 말 롯데 파주 프리미엄아울렛 오픈 초기 가장 인기를 끌었던 브랜드는 멀버리, 나이키, 폴로 등으로 이들 브랜드가 하루 평균 1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던 것과 비교해도 5배 이상 높은 매출이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명동에서도 한 매장당 일매출 1억원은 나오기 힘들다”면서 혀를 내둘렀다.
이런 분위기라면 월매출 최소 50억원, 100억원대 이상의 매출도 기대해 볼 만하다. 이는 백화점 한 개 프라다 매장의 연매출과 맞먹는 수준이다.
프라다는 지난해 국내서 약 25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19개의 백화점 매장과 면세점 매출이 포함된 수치다.
명품업체들이 자존심을 굽혀서라도 손님을 끌어 모으려 세일 및 재고떨이를 예년보다 더 크게 하는 등 불황을 타개를 해보려는 움직임이 효과를 발휘한 셈이다.
프라다는 지난 백화점 세일기간에도 약 30~50% 가량의 시즌호프 할인을 진행했다.재고들은 순식간에 소진됐다. 아무리 불황이라도 해도 할인기간 동안 프라다 매장 앞에서는 긴 대기줄이 만들어질 정도였다.
프라다 매장 관계자는 "올해는 예년보다 시즌오프 상품들이 많이 나왔었다"면서 "하지만 30~40%씩 다 할인해서 팔았기 때문에 이제는 물건이 남은 것이 없이 다 소진됐다"고 말했다.
세일기간에 백화점 매장을 방문했던 이지현(34)씨는 "불황이라고 다들 말은 하는데 막상 백화점에 가보니 프라다 매장앞에 줄이 벽뒤까지 늘어서 있더라"면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프라다는 유럽 현지에서도 엄청난 할인정책을 펴고 있다.
얼마 전 유럽을 다녀온 김가희(27)씨는 "불황에 명품 재고들이 헐값에 쏟아져 나왔다는 소문을 듣고 중국 등 아시아 관광객들로 인해 매장은 발디딜 틈도 없이 붐볐다"면서 "최근 유로화 가치 하락으로 명품가격이 저렴해져서 가죽으로 된 프라다 장지갑을 20만원에 샀다. 현지에서 구매하면 명품 값이 싸다고는 들었지만, 이 정도로 떨어졌을 줄은 몰랐다"면서 반값 가격표에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프라다의 할인정책이 브랜드 이미지에는 어느 정도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샤넬, 루이비통 등 경쟁 브랜드가 백화점 면세점 매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프라다만 아웃렛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이미지와 매출 등 다양한 측면에서 프라다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소연 기자 mus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