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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뛴 50년·뛸 50년]YS 축배 들었지만 '환란' 한방에 쓴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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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세계화·개방화 물결에 한국경제 대변혁
문민정부, 수출입 확대 정책으로 전환
기업도 '굴뚝' 해외이전·전자부문 강화..국경없는 신자유주의 경제에 대비


[무역 뛴 50년·뛸 50년]YS 축배 들었지만 '환란' 한방에 쓴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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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한국경제는 1997년 하반기 기일이 도래하는 대외채무를 결제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외환위기에 직면했다. 바로 IMF 외환위기 사태다.

1997년 1월 한보그룹의 부도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10여개 그룹이 연쇄부도사태를 맞이하며 전무후무한 국가부도 위기에 내몰린 것이다. 이는 그해 12월 IMF를 비롯한 국제금융기구로부터 총 570억달러라는 구제금융을 받음으로써야 해결 실마리를 찾게 된다.


IMF 외환위기의 원인은 복합적이었다. 내부적으로는 한국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로 금융부문의 낙후성, 특혜적 지원에 의해 성장한 재벌체제, 경영 폐단 및 부실화, 정부의 불필요한 경제개입 및 규제 등이 주요 요인으로 지적됐다. 외부적으로는 홍콩과 태국의 경제위기가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일대로 확산되면서 급기야 한국에까지 파급됐다는 시각이었다.

1998년 정권교체와 더불어 시작된 외환위기 극복과정은 정부 주도 아래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됐다. 이 과정을 거쳐 우리나라는 경제구조는 물론 사회 전반에 걸쳐 상당한 변화를 겪게 된다. 환율과 금리가 급등하며 1998년의 경제 성장률은 사상 최악인 마이너스 5.8%에 달했다. 2만여개의 기업이 도산하고 각 분야의 구조조정으로 180만명에 달하는 실업자가 발생했다. 한국 경제로서는 6.25 한국전쟁이래 최악의 수반을 고통하는 대변혁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외환위기는 결과적으로 한국경제의 체질을 전환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자유시장 원리와 글로벌스탠더드에 부합하는 경영시스템을 갖추게 됐고, 인건비 부담이 줄어 기업 생산성도 높아졌다. 반면 정리해고 등으로 비정규직이 늘며 사회구조의 양극화는 심화되는 문제가 일기도 했다.


한국은 외환시장과 물가안정을 위한 고금리 정책과 재정 긴축은 물론 수요 억제를 통한 경상수지 흑자 정책을 추진해 단기성 고금리 차입금인 보완준비금융(SRF) 135억 달러를 1999년 9월에 조기 상환하고, 60억 달러의 대기성차관자금(SBL)을 2001년 1월부터 상환하기 시작했다. 이어 같은 해 8월 23일 1억 4000만 달러를 최종 상환함으로써 2004년 5월까지 갚도록 예정되어 있던 IMF 차입금 전액인 195억 달러를 조기 상환했는데, 이는 구제금융을 신청한 지 3년 8개월 만이다. 온 국민적 노력에 힘입어 우리나라는 2001년 8월 구제금융 채무를 모두 상환함으로써 IMF 외환위기를 당초 예정보다 3년 가량 앞당겨 조기 졸업하는 저력을 보였다.


외환위기 전 1990년대 한국경제는 수출경기 회복이 당면과제였다. 그간 저임금구조를 기반으로 한 수출지향적 공업화를 추진해온 한국은 민주화 바람으로 노동자층 임금인상이 이뤄졌다. 이와 함께 제조업 분야에 대한 노동자층의 취업기피현상이 발생하며 산업공동화 현상이 빚어졌다. 육체적으로 힘든 제조업을 기피하는 성향을 가리키는 신조어 3D업종이라는 단어까지 등장할 정도였다.


이 시기의 수출입 정책은 수출부진과 무역수지적자 해소를 위해 수출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주안점이 맞춰졌다. 1991년에 제조업 경쟁력 강화대책이 본격 추진됐으며, 무역금융 융자단가의 인상 및 대일수출자금 대출 등 본격적인 지원이 이뤄졌다. 특히 무역업무자동화 촉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무역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등 무역제도 선진화를 꾀했다.


1993년 등장한 문민정부는 한국무역이 나아갈 새 길을 모색한다.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 편입된 우리나라는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고 모든 경제정책과 규범을 OECD 수준으로 맞춰나갔다. 외국인투자 개방조치 등도 자연스레 이뤄졌고, 국내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도 급격히 증가했다. 이는 대내외적 여건 변화로 말미암은 한국경제의 구조적 전환을 의미했다. 제조업은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기 시작했다. 초기 섬유와 신발 등 경공업 분야에서 이후 전기전자부품과 중화학공업의 부품제조업까지 그 범위는 확대된다. 처음에는 원재료를 공급하는 임가공 방식이 많았으나 점차 제품의 현지판매, 제3국 수출 방식으로 발전해갔다.


문민정부는 신경제 5개년계획을 통해 수출활성화를 촉진했다. 수출활동을 제약하는 각종 행정규제 완화를 비롯해 수출마케팅 지원사업, 지원금융 확대, 품목별 육성시책 등이 잇따라 시행됐다. 이후 1996년 께 부터는 WTO체제 출범 등으로 인해 수출촉진 수입억제의 무역정책은 수출입확대 정책으로 전환된다. 이때부터 대외시장 개방도 본격화됐다.


1990년대는 '국경없는 경제(Borderless economy)'가 가속화된 시기다. 당시 사회주의 국가들은 계획경제의 간판을 내리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로 편입되며 선진 자본주의 국가, 사회주의 국가, 양쪽 모두에 포함되지 않는 제3세계로 이뤄진 3분구조론이 허물어졌다. 이 과정에서 세계는 하나의 거대한 시장권으로 통합돼 국경을 초월한 치열한 경쟁체제로 전환된다.


단일시장의 형성은 종전처럼 상품무역이 아니라 생산요소의 국제적 이동까지 자유롭게 만들었다. 이른바 세계경제의 글로벌화라는 이름 하에 재화와 서비스, 금융과 노동력까지 자유롭게 이동하는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이와 함께 경제통합을 추구하는 지역화 흐름도 나타났다. 유럽공동체의 유럽연합, 북미자유무역협정,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등이 대표적인 예다.


1990년대 세계경제 질서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것은 1995년 1월 출범한 WTO 체제였다. WTO의 출범은 국경없는 경제를 지향해 자유로운 무역질서를 수립하려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것이었다.


WTO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신자유주의로 대변되는 세계화와 개방화 물결 속에 무한경쟁시대를 가속화하는 새로운 국제무역체제로 군림하게 된다.




임철영 기자 cyl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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