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용으로 4년만에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미국 중서부를 덮친 56년만의 가뭄으로 옥수수 가격이 연일 폭등하는 가운데 다급해진 미국 식량업체들이 값싼 브라질산 옥수수 수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주요 식품업체들은 최근 브라질산 옥수수 수입계약을 대거 체결했다. 곡물업계 중개인들에 따르면 현재 브라질산 옥수수는 미국산에 비해 t당 12달러 정도 싼 가격에 수입 가능하다. 에릭 에릭손 미국 곡물위원회(U.S. Grains Council) 글로벌투자전략담당은 “미국 외 다른 나라에서 내수용으로 옥수수를 대량 수입해 오는 것은 흔치 않은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제곡물시장에서 시카고상품거래소(CBOT) 옥수수 12월물 가격은 부쉘당 8.16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고가격을 갈아치웠다. 중서부 곡창지대가 가뭄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옥수수 재고량이 크게 떨어졌고 가격은 연일 급등세다.
미 항만 물류데이터베이스 피어스에 따르면 해외산 옥수수가 비사료용 목적으로 미 본토에 수입된 것은 지난 2008년 이후 4년만이다. 크리스 개드 맥쿼리증권 곡물시장애널리스트는 “미국 중서부 가뭄사태가 올해 곡물시장 전망을 완전히 바꿔 놨다”고 말했다.
이에 브라질 농업계는 화색이다. 풍작으로 재고가 넘쳐 가격 경쟁력도 높기 때문이다. 미 농무부는 브라질이 올해 전체 7000만t 분량의 옥수수 수확량 중 1400만t을 수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알리손 파올리넬리 전 브라질 농업장관은 “미국 옥수수 생산량은 브라질의 6배에 이르지만 올해 가뭄으로 브라질이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면서 “브라질이 미국 다음가는 옥수수 수출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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