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손흥민의 소속팀 함부르크SV(독일)가 석현준이 속한 FC흐로닝언(네덜란드)을 꺾고 국제클럽축구 대항전 피스컵 결승에 올랐다.
함부르크는 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흐로닝언과의 ‘2012 피스컵 수원’ 경기에서 데니스 아오고와 이보 일리세비치의 연속골에 힘입어 2-1로 승리를 거뒀다. 지난 17일 한국 무대 입성 후 수원시청과 연습 경기를 치르는 등 피스컵에 남다른 의지를 보였던 함부르크는 흐로닝언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우승에 한 발 다가섰다.
프리시즌 기간으로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지만 두 팀 모두 승리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초반부터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한국인 선수들 간 맞대결도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중원과 문전을 폭넓게 움직이며 공격진에 힘을 불어 넣었다.
반면 석현준은 모교인 신갈고등학교 후배들의 열띤 응원과 함께 주장 완장을 차고 당당히 모습을 드러냈다. 포지션 경쟁자인 테셰이라와 제후이크를 대신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석현준은 큰 키를 활용한 압박 플레이로 동료들의 찬스를 만드는데 주력했다.
탐색전이 전개되는 가운데 전반 14분 만에 함부르크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앞서나갔다. 마르셀 얀센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키커로 나선 아오고가 침착하게 골문 구석에 차 넣으면서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실점 이후 흐로닝언은 두터운 수비와 빠른 역습 전환으로 만회골 사냥에 나섰다. 중심에는 석현준이 있었다. 전반 27분 중원에서 볼을 넘겨 받은 석현준은 문전 쇄도하는 쉐트에게 절묘한 침투패스를 연결했다. 상대 수비와의 몸싸움을 이겨내며 골키퍼와 단독으로 맞선 쉐트는 여유 있는 오른발 슈팅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1-1로 전반을 마친 두 팀은 후반 들어 본격적인 공방전을 펼쳤다. 공격 일변도의 교체카드를 활용하며 추가골을 넣는데 주력했다. 전반 내내 활로를 찾지 못하고 고전하던 손흥민은 후반 시작과 함께 한결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이며 측면 공격에 힘을 보탰다. 후반 7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상대 수비를 따돌리고 한 차례 슈팅을 시도한 뒤 이어진 공격 찬스에서도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이에 맞선 석현준은 빈 공간을 파고들며 득점 찬스를 만드는데 주력했지만 이렇다 할 소득 없이 후반 31분 테셰이라와 교체 돼 이날 활약을 마쳤다. 석현준이 그라운드를 물러난 지 3분 만에 함부르크의 추가골이 터지면서 아쉬움은 더욱 크게 다가왔다.
함부르크 결승골의 주인공은 후반 교체 투입된 미드필더 일리세비치였다. 일리세비치는 후반 34분 아크정면에서 자신이 얻은 프리킥을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문 구석에 꽂아 넣었다. 막판까지 흐로닝언의 파상공세를 잘 막아낸 함부르크는 한 골차 승리를 지켜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결승에 오른 함부르크는 오는 22일 오후 7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성남 일화를 상대로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을 가린다. 흐로닝언은 4시 30분부터 선덜랜드(잉글랜드)와 3,4위전을 치른다.
김흥순 기자 spor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