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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드러그스토어, 五色 전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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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그스토어 시장 ‘마트형·할인형·서비스형’ 특화된 매력으로 승부

대표적인 드러그스토어로는 그동안 CJ올리브영, GS왓슨스, W스토어만 있었다. 그런데 최근 이마트가 ‘분스’라는 드러그스토어를 오픈한 데 이어 다음 달에는 카페베네도 ‘디셈버24’로 이름 붙인 드러그스토어를 론칭한단다. 터줏대감 자리를 지켜온 업체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 예상된다. 저마다 다른 색깔로 고객의 구매욕을 자극하는 이들 드러그스토어 5인방의 5가지 매력이 궁금했다. ‘지름신 강령’을 경계하며 서울 시내에서 국내 대표 드러그스토어들을 다녀봤다.


다섯 드러그스토어, 五色 전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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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올리브영 ‘트렌디한 뷰티 상품 여기 모였다’
CJ올리브영 대표 매장들 가운데 하나인 서울 중구 명동 2가의 명동중앙로점. 글로벌 메가마켓으로 불리는 명동 특급 상권에 있는 만큼 264㎡(약 80평) 이상의 널찍한 매장에 헬스·뷰티·퍼스널 케어, 식품, 잡화 등 7500개가 넘는 상품들이 들어차 있다. 주로 뷰티케어 제품이 반 이상을 차지하는데, 특히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들이 눈에 많이 띈다. 여성 패션 매거진이나 방송과의 연계를 통해 인기가 높거나 입소문이 좋은 ‘위너(winner) 제품’을 선정하고 이를 매장에 적극 진열, 판매하고 있다.


CJ올리브영 관계자의 얘기를 들어보니 20~30대 트렌디한 여성 고객을 겨냥한 이런 마케팅 전략 덕분에 매출상승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단다. 패션 매거진 ‘슈어’가 자체 진행한 2010~2011년 ‘뷰티 어워드’ 고객 만족 조사 결과에서 화장품 구매 장소 ‘드러그스토어’ 부문 1위를 차지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웰빙이 강조되는 추세여서 그런지 크게 마련한 ‘내추럴 화장품’ 코너에도 관심이 갔다.

‘주스뷰티’ ‘코티지’ 등 올리브영에서만 볼 수 있는 해외 유명 자연주의·유기농 브랜드 제품을 발라보고 테스트해 볼 수 있었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10년 이상 드러그스토어를 운영해오면서 노하우가 풍부한 만큼 탄탄한 MD 인력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제품 소싱 능력이 강점”이라며 “일본, 프랑스, 미국 등 해외 브랜드 소싱과 직수입 브랜드 확대 면에서 다른 업체들보다 앞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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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왓슨스 ‘알뜰족·실속파들 발길 잡아끄는 곳’
지난 18일 방문한 서울 양천구 목동의 GS왓슨스 오목교점은 그야말로 알뜰족과 실속파 소비자들의 발길을 잡아끄는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제품 품목별·카테고리별 행사가 어찌나 많은지 증정품 혜택은 기본이요, 브랜드마다 ‘1+1’ 또는 20% 할인하는 행사 상품들이 매장 곳곳에 깔려 있었다. 헤어 제품의 경우 ‘케라시스’ 트리트먼트, ‘엘라스틴’ 코팅에센스는 초특가로 50%까지 할인해 각각 3450원, 4250원이었다. 7000원짜리 ‘미장센’ 트리트먼트는 하나 가격에 두 개를 장만할 수 있다.


약국용 화장품 코너의 제품들도 구매 금액별 증정 행사가 화려했다. ‘닥터자르트 제품 3만원 이상 구매 시 클렌징 바 증정, 5만원 이상 시 아크넥스 페이셜 미스트 50ml 증정’ ‘유리아쥬 제품 3만원 이상 구매 시 여성용품 3종 세트 증정, 5만원 이상 시 베스트 4종 세트 증정’과 같은 문구가 제품 진열대에 붙어 있었다.


7월 한 달 동안엔 1+1 이벤트를 연다. 자외선 차단 썬 로션, 여름에 생기기 쉬운 여드름 컨트롤 에센스 마스크, 무더위에 지친 체력 보강을 위한 비타민 등을 1+1으로 알뜰하게 장만할 수 있게 했다. GS왓슨스 오목교점 우선종 부점장은 “GS왓슨스는 친숙하고 편안한 매장 분위기 속에서 매달 브랜드마다 1+1 행사를 진행하며 계절 행사도 풍부하다. 다른 드러그스토어보다 할인 폭이 큰 것도 장점”이라며 “중저가의 샴푸, 헤어 트리트먼트, 구강용품, 생리대 등의 생활용품들이 특히 판매가 많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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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스토어 ‘약+헬스·뷰티·리빙 상품 특화 매대 운영’
‘W스토어’의 큰 차별화는 다른 곳과 달리 약국의 비중이 높은 드러그스토어라는 점이다. 헬스, 뷰티, 리빙 제품들과의 비중을 따지자면 6:4 또는 7:3 정도다. 상품군은 ETC(처방조제약), OTC(일반 상품), 약국 PB(Private Brand)상품, 헬스·뷰티·리빙(HBL) 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약국이 입점해 있어 누리는 이점이 분명해 보였다.


약국이 들어있지 않은 다른 드러그스토어는 일반의약품을 취급할 수 없으므로 HBL 상품을 혼합해 진열하는 것이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예를 들면 의약품인 잇몸치료제 ‘이가탄’과 약이 아닌 구강용품 ‘가그린’을 함께 섞어 진열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1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W스토어’를 찾아가 봤다. 이가탄 등의 일반약을 진열대의 가장 윗단에 놓고 가그린 등의 구강용품과 칫솔을 아랫단에 구비할 수 있는 ‘특화매대’를 운영하고 있다.


W스토어를 운영하는 코오롱웰케어 기획팀 류승은 상품지원담당자는 “이가탄 같은 약을 사러 왔다가 함께 사용하면 좋을 가그린이나 칫솔 등을 한 자리에서 보게 됨으로써 고객의 병행 구매를 유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약국 손님과 슈퍼마켓·편의점 손님까지도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


또 하나 특이점은 한 진열장에 여러 약국용 화장품 브랜드가 같이 진열돼 있어 한 자리에서 제품을 비교해 보고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다른 드러그스토어를 둘러보면 한 진열장에는 한 종류의 약국용 화장품 브랜드만 진열돼 있는 게 보통이다. 류승은 담당자는 “약국용 화장품 회사들은 드러그스토어와 입점 계약할 때, 한 진열장에 한 브랜드만 진열해야 한다는 전제를 단다”며 “W스토어의 경우 이런 계약 조건을 변경해 한 진열장에 다양한 브랜드를 구성하는 특화된 편집 매대가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고객의 편리한 쇼핑을 돕고 있다”고 전했다.


다섯 드러그스토어, 五色 전쟁 중


분스 ‘마트야, 드러그스토어야?’
지하철 2호선 강남역 11번 출구 앞의 이마트 드러그스토어 2호점인 ‘분스’ 강남점. 1층은 그야말로 ‘화장품 천국’이라 할 만했다. ‘미샤’ ‘에뛰드하우스’ ‘이니스프리’ 등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의 제품들은 물론 온라인 쇼핑몰에서만 판매되거나 다른 드러그스토어에선 볼 수 없던 생소한 화장품 브랜드들이 가득했다.


유독 눈에 띄는 건 ‘에스티로더’ ‘랑콤’ ‘SK-Ⅱ’ ‘비오템’ 등 수입 백화점 브랜드가 시중가 대비 15% 가격으로 할인된 판매대였다. 이 제품들에는 ‘1인당 2개 한정 판매한다’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정품을 이 가격에 파는 거라고? 매장 직원에게 물어보니 “정품이 맞다”며 “가격이 워낙 저렴해 대량 구매하는 고객이 생겨나는 걸 막기 위한 조치”라고 답했다. 원래 16만5000원 하는 SK-Ⅱ 피테라 제품(150ml)이 14만250원, 15만5000원 하는 에스티로더 갈색병 제품(50ml)은 20%나 세일해 12만4000원에 살 수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1층 매장 끝에는 전문 약사가 상주하는 약국이 있었으며 계산도 따로 해야 했다. 지하 1층에는 헤어 바디용품, 주방용품, 문구류 등이 있었으며 유제품, 냉동 및 냉장식품 등을 판매하는 매대도 마련돼 있었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품은 30% 할인 판매 중이다. 와인도 눈에 띄었다. 그야말로 마트를 연상케 했다. 여기에 카페, 헤어숍, 에스테틱숍도 들어와 있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안테나숍의 개념으로 매장을 구성했고 이제 시작 단계”라며 브랜드 구성과 할인 판매 구조 등에 대한 질문에 말을 아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마트와 입점 업체와의 마진 구조가 8대 2 정도 되는 것으로 안다”며 “이런 구조로 향후 가맹점을 오픈하는 데 있어 지금의 매장과 같은 구성이 가능할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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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셈버24 ‘여기는 쇼핑 더하기 휴식 공간’
이마트 ‘분스’ 강남점 바로 맞은편에는 ‘디셈버24’(디셈버투애니포)가 있다. 커피전문점 ‘카페베네’가 론칭한 드러그스토어 1호점이다.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의 설렘, 24세 여성의 건강한 아름다움 등의 의미를 복합적으로 담아 브랜드 네임을 선정한 만큼 감성적인 공간으로 연출돼 있다. 에디터스초이스숍(editor's choice shop)이라는 새로운 포지셔닝을 시도한 것이 큰 특징이다. 기존 유통매장들이 단순히 제품을 사고파는 상업적 장소였다면 이곳은 고객이 직접 제품을 비교,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감성 공간인 것. 그 일환으로 업계 처음으로 도입한 ‘서비스존’이란 공간 구성이 돋보였다.


먼저 ‘셀프 메이크업 존’이다. 고객이 다양한 기초 및 색조 화장품들을 무료로 자유롭게 시연할 수 있는 공간이다. 매장에 상주하는 메이크업 전문가에게 직접 메이크업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자신에게 맞는 아이템을 추천받을 수 있다. 다음은 ‘랭킹 존’이다. 인기상품과 유행상품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고객들이 투표해 선정된 아이템 외에 디셈버24 전문 MD들이 추천하는 최고의 상품군을 확인할 수 있어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팬시와 캐릭터 용품을 모아놓은 ‘팬시존’, 약간의 비용만 내고도 훌륭한 퀄리티의 선물 포장을 기대할 수 있는 ‘선물포장존’이 있다. 쇼핑하는 도중에 ‘휴식공간 존’인 아이패드존에서 편안한 의자에 앉아 쉬며 각종 제품 및 이벤트 정보를 보는 것도 가능하다.


위의 이야기는 가상으로 가본 디셈버24 1호점의 모습이다. 오는 8월 중 문을 연다. 카페베네 홍보팀 홍주혜 과장은 “문화와 휴식 공간을 표방한 커피전문점 카페베네의 콘셉트를 디셈버24에도 적용한 것”이라며 “제품 차별화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다채로운 서비스로 승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드러그스토어가 뜨는 이유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드러그스토어 시장 규모는 3260억원 정도로 추산됐다. 이는 2008년 1136억원에 비해 190% 가량 성장한 수치다. 화장품 전문점 시장 규모인 약 10조원에 비하면 그 성장 가능성은 더 높은 시장이라는 게 업계의 얘기다.


국내 드러그스토어의 출발점을 알린 건 CJ올리브영이다. 1999년 약국 입점 형태의 드러그스토어를 론칭한 이후 한국형 드러그스토어로 변형해 발전시켜 오며 국내 1위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GS리테일이 세계적 유통기업 A.S.왓슨그룹과 손잡고 론칭한 GS왓슨스, 코오롱웰케어의 W스토어 등이 속속 생기며 1강 2중의 시장 구도를 형성했다. 10여년 역사가 담긴 이 시장에 지난 4월 이마트가 ‘분스’를, 카페베네가 다음달 ‘디셈버24’라는 브랜드를 가지고 드러그스토어 시장에 진출하면서 분위기가 한층 뜨거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짧은 기간 내에 국내 드러그스토어 문화가 자리 잡아 가고 있지만 해외의 드러그스토어와는 좀 다른 개념이다. 코오롱웰케어 류승은 상품지원담당은 “100% 약국이 들어가 있는 해외 드러그스토어와 달리 국내는 스토어 위주의 드러그스토어로서 약국보다 헬스&뷰티 스토어의 개념이 더 강하다”고 말했다. 약국 중심의 드러그스토어가 자리 잡지 못한 데는 약사에게 적은 마진이 남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향후 마트, 편의점, 약국을 원스톱 쇼핑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매력이 계속 커지면서 앞으로 성장 전망도 밝게 내다보고 있다.

다섯 드러그스토어, 五色 전쟁 중


미니 인터뷰 | 카페베네 조현구 ‘디셈버24’ 팀장
“서비스 중심, 뷰티&헬스 스토어 될 것”


다섯 드러그스토어, 五色 전쟁 중

카페베네가 드러그스토어 시장에 진출하게 된 배경은.
“드러그스토어 및 뷰티&헬스 스토어가 아직 국내시장에서 하나의 업태로 완전히 자리를 잡은 건 아니라고 본다. 지금 수준은 미국, 유럽, 일본의 형태와 유사한 것에 불과하다. 중요한 건 국내 유사 시장의 형태로 화장품 전문점, 약국, 편의점, 마트 등이 있지만, 고객이 원하는 것을 모두 표현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고객의 입장에서 다양성과 편리성을 느끼고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스토어가 필요하단 얘기다. 카페베네가 드러그스토어 업계에 진출한 이유이기도 하다.”


드러그스토어 시장에 진출하기까지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
“처음에 각 브랜드에 입점 의사를 요청했을 때 참 힘들었다. 브랜드 측에서는 커피전문 업체가 뷰티&헬스 스토어 시장에 진출한다는 것이 생소하게 느껴졌기 때문인 것 같다. 이제 다음달이면 ‘디셈버24’ 1호점이 문을 연다. 전체적으로 깨끗함을 표현하는 화이트 색상을 기반으로 한 인테리어로 꾸며진다.”


향후 국내 드러그스토어 시장 구도와 전망을 어떻게 보는가.
“한국형 드러그스토어의 개념으로 봤을 때 ‘뷰티&헬스 스토어’가 더 가까운 표현이다. 미국, 일본은 의약품(조제 포함) 비중이 30~50% 이상 되다 보니 진정한 드러그스토어라 불릴 만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은 의약품을 취급하는 게 어려우니 말이다. 조심스럽긴 하지만 국내 시장 형태도 조금씩 변화해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미미하지만 의약외품을 취급하고 있고 생활용품과 건강식품은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매출 구성의 50% 이상이 화장품 관련 매출이다 보니 화장품 시장과 더 밀접한 관계를 형성한다. 국내 대형 화장품 제조 및 유통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중·소형 제조사들의 유통을 원활케 하고 해외 관련 브랜드를 론칭해 소개하는 데 뷰티&헬스 스토어가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이코노믹 리뷰 전희진 기자 hsm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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