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덕tionary] ㅊ: 참새

시계아이콘01분 48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글자크기

[덕tionary] ㅊ: 참새
AD


[덕tionary] ㅊ: 참새

<참새>
a. 두기봉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임달화가 주연을 맡은 홍콩 영화. 원제는 <문작>(文雀). 소매치기 일당의 대결을 다룬 케이퍼 필름으로 제목의 ‘참새’는 소매치기를 가리키는 은어. 2008년 제 45회 대만 금마장영화제 촬영상 수상.
b. ‘신 홍콩 느와르의 거장’, ‘액션의 마에스트로’라 불리는 두기봉이 <흑사회> 연작, <익사일>, <엑시던트> 등 그의 대표작들과 다른 색깔을 보여준 영화. 두기봉이 <유도용호방>(2004)과 함께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꼽으며 “이 두 영화는 오랜 도시 홍콩에 대한 내 존중”이라고 말함.
c. 주인공 케이 역의 임달화를 비롯해 일명 두기봉 사단인 임가동, 나영창, 장만원, 임설 등이 케이와 함께하는 일당으로 등장. 임희뢰가 케이 일당을 사건에 휘말리게 하는 묘령의 여인으로 출연.


연관어: 임달화(任達華, Simon Yam)
a. 홍콩의 배우. 1955년 3월 19일생. 홍콩 뿐 아니라 중국과 대만에서 활동하며 액션, 느와르, 예술 영화는 물론 ‘홍콩의 미키 루크’라 불리며 에로 영화와 B급 코미디에도 심심찮게 출연하며 150편이 넘는 필모그래피를 쌓은 배우.
b. 모델 출신 배우. 1970년대 중반 TV와 스크린으로 무대를 옮겨 오우삼 감독의 영화 <첩혈가두>(1990년)에서 연기한 킬러 아락 역으로 주목받음. 두기봉 감독의 일련의 느와르에서 인상적인 악역을 연기, 현재 홍콩을 대표하는 중견 배우 중 한 명.
c. 7월 25일 개봉하는 영화 <도둑들>에서 중국 도둑들의 리더 첸으로 출연. 과거 홍콩영화의 향기를 내뿜는 <도둑들>에 홍콩 로케이션과 맞먹는 정서적 기여로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김.

[덕tionary] ㅊ: 참새


[덕tionary] ㅊ: 참새


영화 <참새>는 명백한 소품이다. 어느 날 갑자기 소매치기인 케이(임달화) 일당 앞에 미모의 여인 춘리(임희뢰)가 나타나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 전설의 소매치기 조직과 대결을 벌이는 이야기에서 대단한 야심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두기봉이라는 이름에서 연상되는 화려한 액션이나 카 체이싱, 총칼이 난무하고 유혈이 낭자한 장면도 없다. 하지만 겨우 86분짜리 이 작은 영화가 눈과 귀에 전해주는 자극과 마음에 남기는 자국은 놀라우리만큼 강렬하다. 이는 영화가 바라보는 대상이 가진 본연의 매력과 이를 더없이 충만한 사랑을 담아 그려낸 두기봉의 솜씨 덕분이다. 그렇다. <참새>의 주인공은 홍콩이라는 도시 그 자체다. 그리고 두기봉은 점차 사라져가는 홍콩의 풍경을 담기 위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 낡은 롤라이플렉스 카메라를 든 임달화가 자전거를 타고 누비는, 하이힐을 신은 임희뢰가 누군가에게 쫓기듯 종종걸음으로 뛰어다니는 홍콩의 거리는 애틋하게 향수를 자극한다. 특히 8, 90년대 홍콩영화에 열광했던 이들이라면 등을 지긋이 눌러오는 추억의 무게에 슬쩍 웃음도 날 것이다.

단순하지만 간결한 서사와 정적이지만 유려한 액션으로 엮인 <참새>는 특히 음악과 촬영의 매력이 큰 영화다. 그 중에서도 케이 일당이 춘리를 위해 소매치기 대결을 벌이는 마지막 시퀀스는 두기봉의 작품들 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아름답다. 비 내리는 홍콩의 거리에서 우산을 든 남자들이 어깨와 어깨를 부딪치며 대결하는 모습을 손에 잡히는 양감으로 포착해낸 고속촬영과 중국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고전 뮤지컬의 재즈가 합쳐진 듯한 사운드로 세공한 이 시퀀스는 춤으로 그려낸 시와 같다. 그리고 이 영화의 느슨하지만 풍부한 정조에 기여하는 이가 바로 임달화다. 그가 슬며시 미소 띤 얼굴로 보여주는 부드러운 카리스마에서 <첩혈가두>의 촌스럽고 느끼한 킬러나 <흑사회>의 비정한 보스의 얼굴을 떠올리기 어렵다. 두기봉이 이제는 그 때 그 시절의 모습은 사라졌지만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로 기억될 사랑을 담아낸 ‘홍콩 연가’에 방점을 찍는다. 마치 첫사랑을 추억하는 것처럼 말을 삼킨 듯 웃는 얼굴로.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김희주 기자 fiftee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