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K리그 상위 스플릿과 3위권 진입이 목표다.”
성남 일화의 사상 첫 피스컵 결승진출은 긍정의 메시지를 남겼다. 한숨이 가득했던 선수단에는 모처럼 활기가 넘쳤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FA컵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표류하던 팀 분위기도 점차 제자리를 찾는 모양새다.
성남은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2 피스컵 수원’ 개막전에서 선덜랜드(잉글랜드)를 1-0으로 물리쳤다. 프리시즌 기간인 선덜랜드의 몸 상태를 감안하더라도 프리미어리그 팀을 상대로 거둔 승리는 1승 이상의 값진 의미를 남겼다.
패배에 익숙했던 선수들은 자신감 회복이라는 수확을 얻었다. 라커룸에서 터진 박수와 함성이 이를 대변했다. ‘신무기’ 레이나의 가세로 공격진에 활기가 살아난 점도 반가운 대목이다. 에벨찡요와 요반치치, 한상운 등 주전 공격수들의 이탈로 생긴 공백을 훌륭하게 메웠다는 평가다. 팀 동료 홍철은 “기존 공격수들은 서서 볼을 받는 플레이를 주로 했지만 레이나는 왕성한 움직임으로 찬스를 만드는 점이 다르다”며 “성남 특유의 스타일과 잘 맞아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내심 K리그의 상승세도 기대하는 눈치다. 실제 성남에게 피스컵과의 인연은 유쾌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2003년 1회 대회 출전과 함께 거머쥔 K리그 우승을 시작으로 매 대회마다 남긴 성과는 상당했다. 특히 2009년 피스컵 출전 이후 K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신태용 감독의 욕심은 남다르다. 그는 “기분 좋은 징크스를 계속 이어가고 싶다. 피스컵에서 우승한다면 자신감이 붙어서 전반기 내내 부진했던 모습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무대 데뷔를 앞둔 브라질 특급 공격수 자엘 페레이라와 호주 출신 수비수 브랜단 하밀은 반등을 노리는 성남의 새로운 비밀병기다. 신 감독은 “빠르면 피스컵 결승에서 두 선수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자엘은 공격진의 부족했던 골 결정력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잇단 부진으로 어수선했던 성남은 전력 보강과 함께 K리그 상위권 도약을 노리고 있다. 최종 목표는 내년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걸린 3위 이내 진입. 이날 개막전 결승골의 주인공 에벨톤은 “올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탈락 이후 실망감이 상당히 컸다”며 “우선 K리그 8위 안에 진입한 뒤 내년 챔피언스리그에 다시 한 번 도전하고 싶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성남은 20일 열리는 함부르크 대 흐로닝언전 승자와 오는 22일 오후 7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피스컵 결승전을 치른다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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