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미국경제가 더블딥과 같은 침체기로 접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른바 재정절벽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다만 전날 상원 증언과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경기부양책에 대한 언급이 없어 발언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버냉키 의장은 18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에 출석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미국 경제가 꾸준히 회복되고 있지만 경제활동은 다소 둔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최근 에너지 가격이 떨어지면서 물가상승이 둔화되고 있다"며 연말까지 물가 상승률이 정책목표인 2%를 밑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경기에 대한 인식은 크게 부정적이지 않았다. 버냉키 의장은 "경기 회복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일자리 창출과 경기회복세에는 진전이 있었다"며 "물가상승률이 정책목표인 2%를 사실상 밑돈다는 점에서 연준이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 달성이라는 두 가지 정책목표를 잘 수행해왔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현 시점에서는 더블딥과 같은 경기 침체는 없을 것"이라며 "이를 확실히 보장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추가 조치를 할 준비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재정절벽'에 대한 우려는 여전했다. 그는 "세금 인상과 재정지출 삭감이 내년 1월부터 한꺼번에 현실화되면 이에 따른 부담 증가액이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5%에 육박할 것"이라면서 "경제성장에 아주 부정적인 충격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버냉키 의장은 "우리가 재정적자를 줄이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 아니지만 재정적자 감축이 너무 급격하게 일어나지는 않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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