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10 라디오] 피오나 애플, 사춘기의 온도

시계아이콘00분 57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시간이 약이라고들 합니다. 세월이 가면 병은 낫고, 열매는 익고, 사람은 성숙해지는 거라고들 하죠.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처음 만났을 때의 얼굴을 그대로 간직합니다. 젖살 통통하던 볼이 홀쭉해진 것만 빼면, 피오나 애플은 바로 그런 부류의 사람입니다. 데뷔이후 벌써 15년, 지난 앨범으로부터도 벌써 7년이 흘렀지만 오래간만에 만나는 그녀는 여전히 위태롭고 불안하고 그래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듭니다.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아 두었던 음표의 타래를 풀어내듯, 그녀의 목소리는 거침없이 강약과 고저를 넘나들지만 그 흐름은 결코 누군가의 자장가도 될 수 없을 것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긴장과 한숨, 신경질과 걱정은 함정처럼 그녀의 노래에 도사리고 있고, 덕분에 피오나 애플의 음악에는 여전히 위협적인 여울목들이 넘쳐나고 있지요.


그래서 그녀는 아직도 불편한 사람입니다. 직접 그렸다는 앨범의 아트웍이나 외우기는커녕 읽어내기도 어려운 < The Idler Wheel Is Wiser Than The Driver Of The Screw And Whipping Cords Will Serve You More Than Ropes Will Ever Do >라는 앨범의 제목은 그 불편함에 대한 피오나 애플의 노골적인 선언이고요. 게다가 머리위에 올려놓은 큰 문어로 고집스러운 열패감의 이미지를 단박에 드러내는 ‘Every Single Night’는 안락함이나 달콤함과는 도무지 화해할 수 없는 그녀의 귀환을 알리는 첫번째 싱글로 더할 나위 없습니다. 조금 덜 사납고, 조금 더 뭉근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입속에 남은 생각조각처럼, 피오나 애플은 아직도 전혀 다정해질 생각이 없습니다. 그녀는 건강해지고, 성숙해지는 것이 반드시 둥글게 세상의 기준에 맞춰지는 과정은 아니라는 것에 대한 증명입니다. 끝없는 사춘기처럼 보일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평생을 뜨겁게 살아간다면, 그건 열병이 아니라 그 사람의 온도인 거죠.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윤고모 nin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