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우즈베키스탄 카라테파 유적 발굴 조사 중 초기 불교사원의 건물 배치(가람)가 확인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영원)는 지난해부터 우즈베키스탄학술원 예술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우즈베키스탄 카라테파 유적을 발굴 조사한 결과, 쿠샨시대(1~3세기)에 해당하는 석굴(예배당), 지상 건물지(승원), 스투파(탑)로 이루어진 초기 불교사원의 가람(사원 건물의 배치)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카라테파 유적은 인도에서 시작된 불교가 중앙아시아를 거쳐 중국, 한국으로 이어지는 불교의 전파 과정을 보여주는 곳이다. 우즈베키스탄 남동쪽 끝 아프카니스탄과의 경계 지점인 테르메즈 지방에 위치한다. 이 일대는 쿠샨시대 불교문화의 중심지로 고대 도시유적과 초기 불교유적이 집중적으로 분포한다. 특히 최근 발굴조사를 통해 유적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유적 복원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노력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번에 발굴된 스투파는 평면형태가 원형이며, 가장자리를 따라 꽃병과 물병으로 사용했던 양이부호(兩耳附壺·양쪽에 손잡이가 달린 항아리)가 일정간격을 두고 배치되어 있는데, 이는 부처를 상징하는 기념물로 알려진 스투파의 상징적 의미를 고조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 양이부호 1점에서는 박트리아어를 카라테파 지역의 그리스 문자로 쓴 묵서(墨書)가 확인되었다. 묵서는 일반적으로 공양이나 봉헌과 관련된 내용이지만 대부분 깨진 조각에서 발견돼 전체 내용을 알기 어려웠다. 이번에 출토된 토기는 기형이 잘 남아 전체 문장이 확인된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판독 결과가 주목된다.
이번 유적 발굴조사는 우즈베키스탄과의 문화·외교 교류 차원에서 시행한 사업이다. 연구소는 19일 오후 2시 본소 회의실(대전 유성구 문지동)에서 고고학계와 관심 있는 국민을 대상으로 ‘2012년 우즈베키스탄 카라테파 불교사원 발굴조사 성과 설명회’를 개최한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초기 불교사원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