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M&A 활성화 위해 코트라와 체인 구축 협의..하이닉스·플래닛 등 계열사 M&A와 동조 관측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SK그룹이 해외 인수합병(M&A)에 관한 정보를 상시 확보할 수 있는 이른바 '팍스SK(가칭)' 체인 구축에 나선다. 팍스SK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올 초 선언한 '글로벌 성장의 원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중국을 중심으로 형성된 SK의 해외 거점을 미주·유럽 등으로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는 최근 코트라(KOTRA) 산하 글로벌 M&A 담당 조직과 '글로벌 체인' 구축을 협의 중이다. SK 관계자는 “(SK의) 글로벌 체인을 완성하기 위해 해외 M&A 매물을 국내 기업들에게 소개하는 (코트라) 관련 팀과 협의할 예정”이라며 “M&A를 포함한 해외 네트워크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SK의 코트라 접촉은 하이닉스 인수 이후 지속되고 있는 해외 M&A를 보다 체계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성격상 M&A 자체를 목적으로 진행되는 기존 투자은행(IB)과의 연합 방식이 아닌 코트라가 보유한 인적·물적 네트워크 확보를 우선순위로 삼는다는 의미다. SK 관계자는 “(코트라와) 아직 의미있는 수준의 협력 모델이 형성되지는 않았지만 기존 M&A 방식과는 다른 형태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글로벌 체인 구축의 우선 수혜 대상은 최근 해외 거점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는 SK하이닉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엘피다 인수 추진 및 철회 과정 등에서 노출된 정보·네트워크 한계 등을 상시 체계(글로벌 체인) 구축을 통해 극복하겠다는 의미다. 아울러 이 체계는 SK가 올 초 밝힌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금액(19조원)의 집행 효율성을 증대시킬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SK는 지난달 12일 SK하이닉스의 유럽 거점 확보를 위해 이탈리아 소재 낸드플래시 개발업체인 '아이디어플래시'를 인수, 유럽 기술센터로 전환 설립한데 이어 지난달 20일에는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미국 컨트롤러업체인 '램드(LAMD·Link A Media Devices)'를 인수하기로 하고 본계약을 체결했다.
한국판 '구글'을 꿈꾸는 SK플래닛도 M&A 체인의 도움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10월 SK텔레콤에서 분사 당시 서진우 SK플래닛 대표는 “공격적 M&A를 통해 해외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M&A를 핵심 성장 전략으로 제시했다. 이후 SK플래닛은 미국 영상 플랫폼 회사인 '비키(ViKi)'에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했다. 아울러 터키 도우쉬 그룹과 '새로운 인터넷 사업'을 위한 제휴를 체결하는 등 해외 M&A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같은 SK의 해외 M&A 체인 구축을 위한 행보는 최 회장의 경영 전략과 궤를 같이 한다. 최 회장은 올 초 “하이닉스 인수가 마무리되면 올해는 SK그룹 글로벌 성장의 원년이 돼야 할 것”이라며 “그룹 전 구성원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자신감을 갖고 글로벌 성장을 촉진시켜 나가자”고 당부한 바 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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