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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산단]②반월산단 "돈만 있으면 떠났지..한숨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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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승환 기자]

[위기의 산단]②반월산단 "돈만 있으면 떠났지..한숨 가득" 지난 14일 반월산단 도로변 사거리에 걸린 공장 급매 현수막. 열악한 기반시설과 비싼 운영비로 많은 업체들은 이 곳을 떠나고 싶어한다. /노승환기자 todif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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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오후 반월 국가산업단지. 토요일인데도 현진제업 앞 삼거리에서 산단 서쪽으로 넘어가는 오르막길 양 옆에 승용차들이 빼곡히 늘어서 있었다. 좀 더 올라가니 주차된 줄은 3줄로 늘어났다. 한 쪽에서 작업차량이 길을 막고 서자 차 한 대가 빠질까 말까 한 공간만 남았다. 양쪽에서 서로 먼저 가려는 차들이 꼬리를 물었다.


한 제조업체에 다닌다는 직원 허모 씨(34)는 "평일이면 공단 곳곳에서 흔히 벌어지는 광경"이라며 "차를 댈 곳이 없으니 거래처에 물건 가져오라고 하기가 겁날 정도"라고 말했다.

반월산단 내에는 공단삼거리 일대 도로를 제외하면 폭 30m 이상 주 간선도로가 없다. 게다가 여기저기 산재한 구릉지 때문에 목적지에 가려면 먼 길을 돌아가기 일쑤다. 조성이 완료된지 올해로 25년이 됐지만 단지 내에 실핏줄처럼 연결돼있는 158개 도로의 상태는 그 때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다.


바로 옆 시화단산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반월산단보다 늦게 조성돼 간선도로망은 비교적 나은 편이지만 보조 간선도로의 대부분이 폭 20m 짜리 4차로로 돼있어 일상적으로 교통체증이 일어나고 있다. 전체적인 주차공간도 부족해 시화ㆍ반월산단 내 불법 주정차 차량은 하루 3만 대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영세한 업체규모는 시화ㆍ반월산단의 성장 잠재력을 '좀 먹는' 원인이 되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지난 2010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시화ㆍ반월산단 전체 입주업체 1만2857개 중 83.2%, 1만696개가 종사자 20명 미만의 소기업이었다. 업체 한 곳 당 부지면적은 평균 1391㎡(422평)에 불과했다.


남의 땅을 빌려 쓰는 임차공장의 급증은 소규모 영세업체의 난립을 부추기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시화ㆍ반월산단 내 임차공장 수는 지난 1999년 982개로 전체 입주업체 3709개의 26.5%에 그쳤다. 2010년 그 비중은 56.9%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전국에서 임차업체의 비중이 높기로 유명한 남동 국가산업단지(2011년 63%)에 버금가는 수치다. 특히 단일 부지 안에 여러 개의 공장이 모여 있는 '공동입주' 형태 업체가 2010년 기준으로 전체 입주업체의 88.7%에 달한다.


입주업체들을 뒷받침할 기업지원 기능 부족도 지적된다. 조성 당시 산업시설 위주로 토지이용계획이 세워지면서 지원시설 구역의 비중이 전체 면적의 7.9%에 그친다. 최근 조성된 충북 오송생명과학단지의 지원시설 구역이 전체 면적의 30.6%를 차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크게 뒤쳐지는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시화ㆍ반월산단의 기반시설 개선은 힘겹기만 하다. 국가산단임에도 정부가 관련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낙후된 기반시설에 대한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이 바람에 재정자립도가 50% 안팎에 머물고 있는 안산시가 급한대로 한 해 10억~20억원의 시설 유지관리 예산을 대고 있다.


시화ㆍ반월산단 입주업체의 상당수는 이미 오래 전부터 다른 산단으로의 이전을 생각하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지난 2007년 말 기업체 임직원 818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전체의 41%가 공장을 신ㆍ증설하거나 이 것이 어려울 경우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이전의향을 밝힌 업체의 61.1%는 일부 이전보다 전체 이전을 더 바란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만은 않다.


반월산단에서 15년째 제조업체를 운영 중인 정모 사장(59)은 "지금도 근근이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 다른 곳에 좋은 자리가 있으면 공장을 옮기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구조고도화인지 뭔지를 한다는데 우선 정부가 기업들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기반시설부터 정비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승환 기자 todif77@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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