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배당 때문 VS 단순한 수급변화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삼성전자의 대차거래잔고 비중이 최근 급증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말 중간배당을 앞두고 급감했다가 다시 예전 수준을 회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현금배당 금액이 미미한 만큼 단순한 수급 변화로 봐야 한다는 입장도 존재했다.
지난달 말 전체 상장 주식의 0.9%였던 대차잔고 비중은 12일 기준 1.8%(264만9979주)로 두 배가 됐다. 대차는 주식을 빌리는 것으로 통상적으로 공매도를 위해 주식을 빌리기 때문에 대차잔고 비중이 높아진다는 것은 공매도를 하려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것을 뜻한다.
기간을 확대해 대차잔고 비중을 살펴보면 단순히 급증했다기 보다는 급감했던 대차잔고가 다시 회복됐다고 볼 수 있다. 지난달 15일 1.88%였던 대차잔고 비중은 꾸준히 감소세를 보여 28일 0.89%까지 떨어졌다. 이 비중이 다시 지난 12일 1.8%가 됐으니 한 달이 채 못 되는 기간 동안 반토막이 됐다가 다시 전월 수준을 모두 회복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배당을 앞두고 대차잔고가 급감하는 현상은 보통 12월에 두드러진다"며 "배당 관련 이슈가 있을 때 빌린 주식을 잠시 원래 주인에게 돌려줬다가 다시 빌리는 경우가 있고 삼성전자의 6월말 대차잔고 급감도 비슷한 현상으로 봐야한다"고 밝혔다. 대차계약이 사적계약인 만큼 정답이라고 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개연성은 확실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작년 12월에도 삼성전자의 대차잔고 비중은 10여일 만에 절반 이하로 급감했었다.
반면 한 증권사 연구원은 "주가와 실적전망 등을 투자자들이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 것이라고 봐야한다"며 "시가배당률로 따지면 거의 의미가 없을 정도로 미미한 수준의 현금배당 때문에 대차잔고가 급감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의 관심이 많은 종목인 만큼 수급 변동이 심할 수 있다"며 "그만큼 안 좋게 보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통상 500원에서 1000원 수준의 현금배당을 중간배당으로 실시한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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