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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혜노믹스'마저 左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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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한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경제기조, 이른바 '근혜노믹스'에서는 2007년 대선경선 당시의 '줄푸세'에 담긴 성장담론이 빠졌다. 이 점이 가장 큰 변화다.


지난 4ㆍ11총선 과정에서부터 내세워온 경제민주화와 관련해서는 "신규 순환출자에 대한 규제를 검토해야 한다"는 말로 한 발 더 나아갔다. 대기업과 재벌을 직접 겨냥하는 구상이다. 박 전 위원장이 취할 수 있는 가장 좌편향한 기조라는 분석이다. 그런만큼 당 지도부와의 마찰도 예상된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1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박 전 위원장이 신규 순환출자 규제를 검토하겠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당 차원에서는) 아직 그것에 대해서 정해진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원내대표는 또 "(박 전 위원장이) 아직 우리 당의 후보가 아니고 경선 후보로서 한 얘기니까 우리가 당내에서 정책결정을 할 때 얽매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의 이런 '불끄기'식 발언은 박 전 위원장의 전날 발언이 그만큼 많이 '나아간' 것이란 점을 방증한다.


박 전 위원장이 19대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된 뒤 발의에 참여한 '경제민주화 법안'은 대기업의 중소상권 진입을 제한하거나 위법행위를 강하게 제재하는 수준이었다. 순환출자를 제한한다는 것은 재벌이나 대기업의 지배구조에 직접 손을 댄다는 의미다.


2007년 공약인 줄푸세는 '세금은 줄이고, 불필요한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바로세운다'는 내용이다. 현 정권의 감세 및 규제완화정책과 일치하는 성장ㆍ개발 담론이다.


박 전 위원장은 증세의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그는 대선 출마선언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한정 없이 모든 것을 한다는 건 불가능하지 않겠느냐"면서도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서 전문가들이 시안을 만들어 대토론회를 열고, 이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와 합의 하에 일을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복지를 확대한다는 것은 증세를 전제로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박 전 위원장이 "정당한 기업활동은 최대한 보장하고 불필요한 규제는 철폐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며 성장에 대한 의지도 밝혔지만 이 대목에 무게를 두는 목소리는 작다.


오히려 "영향력이 큰 기업일수록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는 데는 과감하고 단호하게 개입하는 정부를 만들겠다"는 말이 주목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정부의 역할을 중시하는 전형적인 '큰정부론'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 증거가 순환출자 규제 검토에 대한 구상이다.


총론(경제민주화, 정부의 역할)과 각론(증세 가능성, 순환출자 규제)에서 모두 좌클릭 보폭이 커졌다.


새누리당 정책위의 한 관계자는 박 전 위원장의 출마선언문을 접한 뒤 기자와 만나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제민주화를 하고 대기업이나 재벌을 규제하는 것은 단순한 문제로 볼 수 없다"면서 "우리 당의 정체성, 보수적 정치세력으로서의 가치지향을 지키느냐 허무느냐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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