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4.14%로 개선되자 일주일새 146억 빠져나가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최근 유럽,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에 '반짝' 상승세를 보였던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펀드가 손실폭을 줄이자마자 환매에 시달리고 있다. 이미 미국과 유럽의 경제 악화 여파로 상반기 수익률에 직격탄을 맞은 데다 주요 원자재 가격이 약세를 지속, 향후 전망이 불투명해 투자자들도 발빼기에 나선 것이다.
1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브릭스 펀드 36개 펀드의 한주간 수익률은 4.14%로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 펀드의 수익률 2.91%를 상회했다. 지난 한주간 글로벌 증시 훈풍에 브라질펀드(7.09%), 러시아펀드(6.14%) 등 브릭스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모처럼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이 -8.34%로 유독 부진했던 브릭스 펀드의 수익률도 손실폭 줄이기에 나섰다. 브릭스펀드의 연초 후 수익률은 2.68%로 여전히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 펀드 수익률인 4.20%를 밑돌았지만 단일국가에 투자하는 브라질펀드(-4.59%)에 비해서는 선방했다. 다만 인도(8.78%), 러시아(6.12%) 등의 수익률에는 훨씬 못미치는 성과를 기록했다.
수익률이 개선되자 펀드 투자자들은 재빨리 환매에 나섰다. 브릭스 펀드에서는 지난 한주간 146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가 해외펀드 가운데 450억원이 빠져나간 중국(홍콩H)펀드 다음으로 유출 규모가 컸다. 연초 이후로는 7361억원, 지난 1년간에는 1조2954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자금이 유출되는 등 환매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지속되는 자금이탈로 브릭스 펀드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설정액이 1조4931억원으로 브릭스펀드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의 '슈로더브릭스증권자투자신탁E(주식)' 펀드에서는 연초후 1726억원 가량이 뭉텅이로 빠져나갔다. '신한BNPP봉쥬르브릭스플러스증권자투자신탁(H)(주식)' 펀드에서도 올해만 1046억원의 자금이 유출되며 환매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이같은 자금유출은 유로존에서의 거시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브릭스 증시가 하락한 데다 원유가격 약세에 따라 관련주들의 약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브릭(BRIC) 지수는 지난 3월 4일 325.6으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찍은 뒤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이어가 이달 9일에는 263.9까지 곤두박질쳤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유럽 악재로 인한 경기 둔화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다 미국·중국의 펀더멘탈이 살아나는 속도가 생각보다 더디자 손실이 더 커지기 전에 환매하려는 움직임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슈로더투신운용 관계자는 "풍부한 인구, 원자재 등을 보유한 브릭스 국가는 글로벌 경기가 턴어라운드 할 때 증시 반등폭이 다른 국가보다 크다"며 "특정 이머징국가에 투자하는 것보다 차별화되는 브릭스 내 국가들 투자 비중을 조절하는 브릭스 펀드에 투자해 변동성을 줄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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