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맞아 4학년 대상으로 스마트 KU 파이오니어(Pioneer)·스마트 KU 엘리트 프로그램 선보여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9일 오후 건국대학교 내 한 강의실. 방학 중인데도 50여석의 좌석이 꽉 차있다. 조별로 분단을 이뤄 앉은 학생들의 토론 열기가 후끈하다. 무더위에도 신입사원처럼 양복을 점잖게 빼입은 학생들도 눈에 띈다. 이 학교가 방학을 맞아 운영하는 취업 프로그램 '스마트 KU 파이오니어(Pioneer) 프로그램'의 일부다.
지난 2일 발대식을 시작으로 장장 4개월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오전 10시에 시작해 오후 5시에 끝난다. 1시간의 점심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6시간씩의 취업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여름방학을 취업에 '올인'하는 4학년생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기소개서 쓰는 법부터 면접 이미지메이킹, 기업분석, 모의 프레젠테이션 등을 훈련받는다. 이날은 그룹별 기업분석을 발표하는 시간으로 주제는 '김치냉장고 2위 업체가 1위 업체를 따라잡기 위해 어떤 전략을 써야 하나'였다. 조별 발표가 끝나면 전문 컨설턴트들이 첨삭을 해주면서 부족한 점이나 문제점을 보완한다.
이 날 강사로 참가한 최영복 잡코리아 HRD사업본부 대리는 "조별평가가 진행되는데 양복입은 학생들은 '태도'면에서 다른 학생보다 높은 점수를 받는다"며 "업종별 특성이나 최신트렌드 등 실제 취업에 필요한 부분들을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학교 산업공학부 4학년에 재학 중인 박찬훈 씨는 "처음에는 취업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했는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도 전쟁'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다"며 "특히 기업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나 정보를 접할 수 있고 자기소개서, 발표, 자세 및 태도 등 실전연습을 할 수 있게 돼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4학년 대상 취업프로그램 '세분화'= 건국대는 4학년을 대상으로 한 취업프로그램으로 기존의 '스마트 KU 엘리트 프로그램'에다 올해부터는 '스마트 KU 파이오니어 프로그램'을 추가했다. 기존의 '엘리트' 프로그램은 학점 3.5점 이상, 토익점수 800점 이상인 소위 '스펙'이 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 2000년부터 시작해 매년 두 차례 실시하며 이번 20기에는 4학년 취업준비생 150명이 참가한다. 기업체 인사담당자 특강과 다양한 취업역량강화 교육 등으로 교육과학기술부의 '취업 우수교육 프로그램'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다만 엘리트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대상은 한정돼 있다.
이에 건국대가 고민 끝에 개발한 프로그램이 '파이오니어'다. 취업은 해야 하는데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모르는 학생, 학점 등 스펙이 조금 부족한 학생, 중견기업 입사를 꿈꾸는 학생이야말로 학교에서 지원을 해줘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최원희 건국대 학생복지처 취업지원팀 과장은 "학생들 사이에선 파이오니어 프로그램을 더 늘려달라는 요구가 있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며 "취업률 뿐만 아니라 취업의 '질'도 높이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 1학년부터 미취업졸업생까지 '단계별' 취업전략 =4학년뿐만 아니라 1~3학년을 위한 프로그램도 준비돼있다. 막상 4학년 졸업반이 돼서 취업을 준비하기엔 늦은 감이 있다. 때문에 저학년때 부터 자신의 진로 및 적성을 찾을 수 있도록 학교에서 단계별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 우선 갓 입학한 1학년 학생들은 '진로 설정 및 경력개발'이라는 교양 수업을 듣게 된다.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는 '스마트 KU 커리어 디자인 스쿨(Smart KU Career Design School)'이 준비돼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50여명의 학생들이 지난달 27일부터 기업탐방, 직무인터뷰, 액션러닝, 포트폴리오 경연대회 등 집합교육과 일대일 컨설팅을 받고 있다. 프로그램은 9월21일까지 3개월 과정이다.
또 2~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취업역량을 개발 및 보완할 수 있는 '커리어 점프업 스타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졸업을 하고도 취업을 못한 미취업 졸업생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전방위에 걸쳐 다양한 학생을 위한 지원이 실시되고 있는 셈이다.
김종필 건국대 취업지원팀장은 "1~4학년 전 과정에 걸쳐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을 찾아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로드맵'을 구축한 것이 특징"이라 설명했다. 이어 "기본적인 정규 학사과정에서도 교양 및 인성, 적성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기업인사담당자들이 우리 학교 학생들의 성실함, 심성 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교 취업지원팀 내에 설치된 '잡 카페'에서는 취업지원관 2명이 상주해 학생들의 취업을 상시적으로 돕는다. 면접을 앞둔 학생에게는 일대일 면접 스킬을 전수해주고, 자기소개서를 써야 하는 학생에게는 첨삭 및 상담을 해준다. 취업전담관리제를 둬 교수들도 재학생들의 취업상담에 앞장서도록 하고 졸업한 선배들은 후배들을 위해 멘토가 되어 준다.
건국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취업과 관련해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되는지'조차 몰라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며 "학교내 이런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학생들의 취업 문제는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들의 협조가 있어야 한다"며 "기업들이 좋은 인재들을 많이 선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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