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왕'으로 불리는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77)의 구속 여부가 10일 오후 늦게 결정된다. 현직 대통령의 친형에 대한 구속이 이뤄질 지 눈길이 쏠려 있다.
서울중앙지법 박병삼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오전 이 전의원에 대한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이 전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밤 늦게 정해질 전망이다. 법원이 이 전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하면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의 친형이 구속되는 셈이다.
앞서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최운식 부장검사)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이 전 의원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의원은 영업정지된 솔로몬ㆍ미래 두 저축은행 회장들로부터 지난 2007년부터 모두 6억원 안팎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의원은 또 본인이 대표이사를 지낸 코오롱그룹으로부터 1억5000만원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고문료 명목으로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확인 불가"라면서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부각할 수 있는 최대한의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며 수사의지를 가다듬었다. 현직 대통령의 친형인 만큼 도주 우려는 없는 것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고관대작은 도주우려가 없다고 보냐"며 일축했다.
검찰은 주영환 합수단 2팀장을 비롯 수사 검사들을 대거 영장실질심사에 투입해 법원을 상대로 설득에 나설 계획이다. 심리를 맡은 박 판사는 앞서 1000억원대 역외탈세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 90억원대 횡령 및 도청ㆍ해킹 의혹을 받다 잠적했던 서승모 전 씨앤에스테크놀로지 대표 등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한 바 있다.
검찰은 대체로 혐의 전반을 부인하는 이 전 의원을 구속하는 대로 흘러들어간 자금의 출처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당초 금품 수수 시기 및 확보된 진술 등을 토대로 대선자금 의혹이 불거지자 곤혹스런 표정을 짓던 검찰도 한걸음 앞으로 내딛는 모양새다. 검찰 관계자는 "대선에 쓰여진 정황, 단서와 증거가 있다면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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