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노미란 기자] 지난 6일 서울 반포동 팔래스호텔에서 열린 은퇴자금 투자 세미나. 삼성증권이 '건강한 은퇴, 행복한 은퇴'라는 주제로 개최한 이 자리에 백발이 성성한 투자자 150여명이 빽빽하게 들어찼다. 하나같이 손에는 펜과 노트를 거머쥔 채 눈길은 강연자를 향하고 있었다.
강사로 나선 조완제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장은 "소중한 은퇴자산을 위험자산에 맡길 수만은 없다"며 "결국 안전장치를 강화한 퓨전형 투자만이 은퇴자산 관리의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수익을 많이 내는 것보다는 손해를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하자 여기저기서 고개를 끄덕였다.
2시간 동안 이뤄진 강연에 참석자들은 대체로 만족해하는 모습이었다. 박은숙(56)씨는 "증권사에서 이렇게 다양한 종합자산 관리가 가능한 줄 몰랐다"며 "퇴직자금 하면 연금보험 정도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알고 나니 굳이 보험회사에 갈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라고 밝힌 60대 남성은 "자산관리가 정말 중요한데 대부분 사람이 잘 모른다"며 "오늘 배운 것을 주변 사람들에게도 알려줄 생각"이라고 전했다.
전날 강남시니어플라자에서 대신증권이 주최한 은퇴자 세미나도 성황이긴 마찬가지였다. 당초 50명 정도로 예상했지만 70여명이 몰리자 주최 측이 부랴부랴 추가 좌석을 마련해야 했을 정도였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7월 한달간 매주 한 번씩 은퇴자산 관리 노하우를 소개할 생각"이라며 "주식투자의 기초는 물론 업종 및 종목분석, 투자전략까지 다룰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참석자 남지소(69)씨는 "노후를 대비해 은퇴자를 위한 정기예금 상품에 가입한 상태다. 오늘 강연을 들으니 펀드나 주식도 계획을 잘 세우면 할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연숙(72)씨는 "노후자산 관리를 위해 10여년 전부터 주식 투자를 해왔다"며 "다음 강연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들었으면 싶다"고 피력하기도 했다.
은퇴자금 시장이 불붙은 건 베이비부머(1955년∼1963년생)들의 은퇴시기가 코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은퇴자들이 내년부터 줄을 잇기 시작해 오는 2015년이면 최대치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각 증권사들은 저마다 전담조직을 발족하며 은퇴자금 상담에 나서고 있다.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 대우증권 '미래설계연구소'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은행이나 보험사와 달리 증권사는 장기채, 딤섬본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보유하고 있다"며 "은퇴자산에 있어 가장 적합한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는 곳이 증권사"라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노미란 기자 asiar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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