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스페인이 은행 부실자산을 관리·감독하기 위한 배드뱅크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스페인 은행 구제금융 문제가 집중논의될 9일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유로그룹)를 앞두고 스페인 정부가 은행 부실자산 문제를 좀더 분명히 관리감독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재무장관 회의에서 스페인 은행 지원 합의가 좀더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출범한 스페인의 마리아노 라호이 정부는 그동안 몇 차례 배드뱅크 설립을 검토했으나 비용 문제로 포기한 바 있다. 하지만 8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는 유럽연합(EU)이 스페인 은행 지원에 나선다면 배드뱅크를 설립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루이스 데 긴도스 스페인 재무장관은 "스페인 은행에 대한 유럽의 지원이 합의된 후라면 배드뱅크를 설립하는 것이 좀더 실현 가능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배드뱅크가 설립되면 EU 지원을 받은 스페인 은행들을 어떻게 감독할 것인가에 대한 EU 국가들의 우려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직 스페인 정부는 감독기구를 누가 운영할지, 어떻게 부실 자산을 이전할 지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확정되지 않았으며 이 문제는 구제금융 조건과 관련해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달 말 EU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대로 유럽중앙은행(ECB)를 기반으로 단일화된 EU 은행 감독기구가 설립될 경우에는 스페인 은행 부실자산을 어떻게 감독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도 논의돼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인 경제 일간 엘 파이스도 유로그룹이 스페인에 배드뱅크 설립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유로그룹이 스페인에 은행 핵심 자기자본 비율과 관련해 좀더 강력한 요구를 할 것이라고 엘 파이스는 덧붙였다. EU 관계자들은 스페인 은행들이 자기자본 비율 9%를 요구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EU 관계자들은 또 EU가 구제금융을 받은 은행들의 채권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입을 투자자들에 대한 보상을 줄일 것을 스페인에 요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엘 파이스는 9일 회의에서 합의가 이뤄지고 오는 20일 추가 유로그룹 회의에서 최종 승인이 날 것이라고 전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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