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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뛴 50년·뛸 50년]중공업엔 "출격", 반도체엔 "작전개시"…5共의 수출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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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철강·조선 기술집약형 육성
-섬유산업, 시설 현대화·제품 고급화
-對美 흑자 늘어나자 통상 마찰도
-무역균형 맞추려 수입확대 완전 개방

[무역 뛴 50년·뛸 50년]중공업엔 "출격", 반도체엔 "작전개시"…5共의 수출전쟁 80년대 삼성 반도체생산공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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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한국경제는 1980년에 마이너스 3.7%의 성장을 기록했다. 1962년 경제개발계획을 추진한 이래 초유의 비상상황을 맞이한 것이다. 여기에는 2차 오일쇼크 영향으로 유례없는 저성장ㆍ고물가에 직면한 세계경제와 신군부 등장으로 소용돌이에 휩싸인 국내 정치ㆍ경제 배경이 존재했다. 불안과 혼란의 정국이 이어지며 이상저온으로 농산물마저 극심한 흉작을 기록했던 시기다. 그러나 불과 몇년여만에 한국은 싱가포르, 대만, 홍콩과 함께 아시아의 '네마리 용'이라는 찬사를 받는다. 1980년대 중반의 전례 없는 수출호황은 전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게 했다.

초유의 비상상황을 맞이했던 한국경제가 전열을 재정비한 것은 1981년 3월 제5공화국이 출범하면서부터다. 정부는 그해 8월 제5차 경제사회발전 5개년계획(1982~1986)을 발표해 연평균 7.6%의 고성장, 1986년까지 1인당 GNP 2170달러, 총수출 530억 달러 달성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경제개발계획과 함께 정부는 강력한 물가안정정책을 추진했다. 또한 중화학공업을 비롯해 발전설비, 자동차, 건설 중장비 등의 부문에 대한 투자조정이 단행되면서 부실기업이 통ㆍ폐합됐다. 금융산업의 자율화방안 발표 등을 계기로 국내경제 전반이 자율적인 시장경제체제로 이행됐다.

수출진흥정책 역시 대내외적인 여건 변화에 맞추어 조정됐다. 물량 위주에서 벗어나 품질관리를 강화했고, 중공업의 수출산업화, 기술집약 산업 및 중소기업의 육성 등이 중점적으로 추진됐다. 이는 1980년대 중반 '3저 효과'로 인한 대외적 여건의 호전과 맞물려 우리나라가 전례 없는 수출 호황을 누릴 수 있었다.


수출의 호황은 무역수지의 흑자 실현에도 큰 기여를 했다. 우리나라의 무역수지는 1986년부터 흑자기조가 정착됐다. 1986년 들어 수출이 15%의 증가율을 보인 반면 수입은 1% 증가에 그쳐 무역수지는 처음 31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한 이래 최고조를 기록한 1988년에는 흑자규모가 89억 달러에 이르렀다. 무역수지의 흑자 전환은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평가 절상으로 이어졌다.


1980년대는 한국경제의 개방화ㆍ자율화ㆍ국제화가 가속화된 시기이기도 했다. 경제 개방은 1980년대 후반 들어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됨에 따라 경제 운영의 여건이 크게 달라진 데에 기인했다. 1980년대 중반까지 우리나라는 무역수지의 흑자 전환이 지상과제이었으나, 이때부터는 무역수지 흑자를 적정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이에 정부는 국내 시장을 개방하고 수입자유화를 대폭 확대했다. 공산품은 대부분 수입자유화가 이루어졌으며, 성역처럼 여겨온 쇠고기 등 농산물의 수입자유화 계획까지 발표됐다. 또한 상품 및 자본의 대외거래에 대한 절차 간소화와 규제완화도 이뤄지는 등 한국경제는 빠르게 개방화와 국제화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1980년대 무역정책은 대외적인 무역환경의 변화에 따라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눠 기조가 크게 달라진다. 전반기에는 수출 부진으로 무역이 적자를 기록해 수출경쟁력 강화에 주력했다. 반면 후반기에는 수출의 급격한 신장으로 무역수지가 흑자를 보여 국제수지의 흑자관리와 통상마찰의 해소에 역점을 뒀다.


전반기에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해 우리나라가 시행한 대표적인 무역정책은 환율 실세화, 무역금융 및 수출보험 등 수출지원제도의 강화, 수출산업의 공급능력 확충 및 중화학공업의 전략적 육성으로 요약된다.

[무역 뛴 50년·뛸 50년]중공업엔 "출격", 반도체엔 "작전개시"…5共의 수출전쟁 1987년 8월,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공장 3라인 착공식에 참석한 이병철 삼성 창업주와 이건희 회장



당시 수출지원제도 중에서 가장 활발히 운영된 것은 수출금융이었다. 수출금융 지원은 1986년에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선 이후 축소 단계로 접어들기까지 수출기업의 운영 자금 조달에 상당한 기여를 했고, 이 무렵부터 중소기업의 수출 활성화를 위한 금융지원이 본격적으로 개시됐다.


이러한 수출지원제도의 강화와 함께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중공업의 공급능력 확충과 수출산업화도 활발하게 전개됐다. 수출산업의 기반 확충은 우선 공급능력 확충을 통한 중공업 부문의 수출산업화와 섬유 등 경공업 부문의 현대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에 따라 시멘트, 타이어, 철강, 자동차, 조선 등의 공급능력이 대폭 늘어났다. 또한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 분야의 시설투자에 많은 정책적 지원이 이뤄져 투자가 크게 증가했다. 경공업 분야는 섬유산업의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판단 아래 시설 현대화와 제품의 고급화를 위한 지원이 중점적으로 이뤄졌다. 이같은 준비로 1986년 이후 우리나라의 수출은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수입정책은 1980년대 중반 들어 전환기를 맞이했다. 그동안 줄곧 수입억제정책을 유지해왔던 정부는 1986년 이후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면서 수입자유화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꿨다. 이는 수출입의 균형적인 확대가 긴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이때부터 수출지원에 치우쳐 있던 정책이 수입 확대 방향으로 상당부분 전환됐다. 이러한 정책전환은 그동안의 수출지향적 정책기조를 바꾸어 개방화를 통해 대외 균형을 도모하는 정책을 선택했음을 의미한다. 수입자유화율은 1986년에 92%에서 1989년에는 96%에 달했고, 공산품은 99.5%로 거의 완전히 개방되기에 이르렀다.


1980년대에는 선진국의 수입규제와 시장개방 요구 등이 심화되며 통상외교를 강화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부상했다. 정부는 1983년에 선진국의 수입규제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해 통상교섭실무위원회를 구성했다. 이와 함께 선진국의 수입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방안으로 현지 조립생산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조립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했다.


특히 1980년대에는 미국과의 통상 마찰이 심화됐다. 신흥공업국으로 부상한 우리나라가 1982년부터 대미 무역수지에서 흑자를 기록하자 미국은 시장개방에 대한 압력을 행사했다. 아울러 수입규제도 강화해 종전의 직접적인 물량규제에서 점차 반덤핑 관세 부과 같은 조치를 취했다.


한ㆍ미 통상 마찰은 1980년대 후반에 다시 불거졌다. 한국의 대미무역 흑자가 누적되자 미국은 그동안 수위를 높여오던 시장개방과 함께 지적소유권 보호 등 일련의 통상압력을 더욱 강화했다. 미국은 한국을 반도체 및 자동차를 수출하는 경제선진국으로 인정하는 한편 경제력에 비해 시장개방이 미흡한 대표적인 국가로 인식하고 양국 간에 대등한 통상 관계를 요구해왔다. 이에 따라 1986년 7월 21일 한ㆍ미 통상협상이 일괄 타결됐다. 통상압력은 1988년에 미국이 교역 상대국의 불공정한 무역관행에 대해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슈퍼 301조를 제정하면서 절정에 달했다. 1988~1989년에 우리나라의 대미무역 흑자는 큰 폭으로 줄어들었지만 수위는 낮아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정부와 민간은 한ㆍ미 간의 통상마찰을 줄이기 위해 부총리 및 국회의원들의 방미, 기업체로 구성된 구매사절단 파견, 미국으로 수입선을 전환할 수 있는 품목 발굴, 수입자유화 품목 선정 등 균형적인 통상확대 방안을 적극 모색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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