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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시 글로벌화, 지금이 고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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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기업 국내 상장 5년 명과 암 시리즈(下)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한국증시는 글로벌화를 위한 첫발을 내딛은지 5년이 되가는 지금 고비를 맞고 있다. 중국고섬 사태 이후 외국기업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지면서 한때 러시를 이뤘던 외국기업의 상장이 뜸해졌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는 기존 상장 외국기업에 대한 재평가와 해외 우수 기업들이 상장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만 글로벌화를 위한 전진이 가능하다.


지난해 3월 말 중국고섬 사태 이후 한국증시에 상장한 외국기업은 완리와 SBI모기지 두 곳 뿐이다. 외국기업에 대한 불신으로 과도하게 저평가되면서 상장하려던 외국기업들이 줄줄이 상장계획을 접었다. 지난해 말 일본 기업 파워테크놀로지와 지난달 호주기업 패스트퓨처브랜즈(FFB)는 모두 수요예측에서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오자 기업공개(IPO)를 철회했다.

기존 상장 외국기업들은 신뢰 회복을 위해 한국인 사외이사 선임, 한국사무소 설치 등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꼼짝않는 투심에 지쳐가면서 일부 기업은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원양자원의 경우 현재 홍콩 2차 상장을 준비 중이다. 한국에서의 상장을 포기한 일부 중국기업들은 대만 상장을 검토 중이다. 현재 상장돼 있는 다른 기업들도 2차 상장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국기업 IR 담당자는 "한국에서의 저평가 국면이 지속되고 중국원양자원이 2차 상장에 나서면서 2차 상장 등을 고민하는 회사들이 여럿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상장돼 있는 기업들의 대부분이 홍콩에 거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지 증권사들이 2차 상장을 많이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한국 증시의 글로벌화 역시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한국거래소는 최근 뉴욕증시에 상장된 그리스 선박기업들의 한국 상장을 추진 중이다. 또한 터키 등지에서 상장 유치 작업을 벌이고 있다.


우수한 외국기업을 데리고 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상장 기업에 대한 재평가도 필요하다. 차이나킹은 최근 홍콩에서 약 63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사모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BW 발행에는 홍콩 현지 투자법인 이터니티 홀딩스와 한국계 투자법인 NP 이터니티 홀딩스가 참여했다. 이들은 몇 개월에 걸쳐 꼼꼼히 실사를 진행한 후 차이나킹의 성장 가능성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장기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국내 상장 중국기업 관계자는 "한국 투자자들이 불신감 때문에 중국기업들의 성장 가능성은 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꾸준한 실적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막연한 불신감보다는 성장 가능성에 대한 이성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외 우수 기업 상장 유치를 위한 국내 증시의 업그레이드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외국기업들이 보기에 한국 증시는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높고 이들에 대한 보호 성향도 강해 부담스러워 한다"면서 "외국기업들이 상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푸젠성, 장쑤성, 저장성=송화정 기자 panc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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