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워 6> 스토리온 토 밤 9시
<다이어트 워 6>의 룰은 간단하다. 살을 가장 많이 빼는 사람이 결국은 승리한다. 매주 감량률이 가장 높은 도전자에겐 탈락자를 고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며, 체중 부과 패널티를 받더라도 그만큼 살을 더 빼서 극복하면 그만이다. 이를 위해서 프로그램은 도전자들에게 강한 정신력을 요구한다. 상자를 쌓아 글자를 만들고, 1리터의 물을 옮기게 한 지난 회와 마찬가지로 5회의 메인 미션 역시 근성 없이는 달성할 수 없는 것이었다. 레드팀 1인과 블루팀 1인은 한 조가 되어 40개의 얼음 덩어리를 깨부수며 그 속에 숨겨진 감량권과 패널티 부과권을 획득해야 했다. 그 결과 레드팀이 모든 패널티를 받았지만, 최종적으로는 감량률이 가장 높은 황은전 덕분에 블루팀 송은영이 탈락했다. 불리한 상황을 정신력으로 이겨내는 과정의 드라마틱함이야말로 <다이어트 워 6>의 매력인 셈이다.
다만 프로그램이 체중 감량에 대한 도전자들의 간절함을 볼모로 잡는 순간, 방송은 너무나 잔인해진다. 패널티 부과권을 모두 내어준 레드팀에게 트레이너들이 “당신들 전부 미친 것 같다”며 트레이닝을 거부하고, 그들에게 울며 매달리는 팀원들의 모습은 다이어트와 서바이벌을 결합한 이 포맷이 애초부터 얼마나 불편한 것이었는지를 깨닫게 한다. 그래서 시즌 6에 이른 지금까지도 서바이벌이라는 형식이 갈등을 극대화해 방송의 재미를 높이기엔 적합할지언정, 도전자들에게도 반드시 필요했다고 수긍하긴 힘들다. 다이어트는 백 퍼센트 자신과의 싸움일 수밖에 없고, 그들에겐 각자의 인생을 구제하겠다는 뚜렷한 동기가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극도로 예민해져 몸싸움을 벌인 하정민과 송은영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 경쟁구도는 체력적으로 한계에 다다른 도전자들에게 불필요한 감정 소모마저 더해줄 뿐이다. 살이 빠지는 기적의 순간만을 바라보고 시청하기엔 마음 한 구석이 찜찜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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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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