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중국에서 가짜 학위가 만연해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7월 7일자)가 소개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중국 교육부의 전 고위 관료가 베이징 법정에 섰다. 네이션이라는 미국 유령 대학을 만들어 엉터리 학위 발급에 나선 혐의다.
4월에는 9명이 존재하지도 않는 엉터리 미국 대학의 학위를 팔다 적발됐다. 이들이 학위증 한 장을 위조해 팔면서 받은 돈은 19만위안(약 3394만원)이다. 주요 고객은 기업 임원들이다.
외국의 가짜 대학 졸업장을 살 능력이 없는 이들에게는 그보다 싼 허위 학위가 있다. 100여종의 가짜 중국 대학 졸업장이 바로 그것이다. 이들은 실제 대학과 유사한 이름으로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장면까지 버젓이 올려놓는다. 베이징화공대학(北京石油化工學院) 학생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가짜 학교의 홍보사진에서 해당학교 학생으로 둔갑했다.
일부 학생은 자신들이 다니는 학교가 가짜인지도 모른다. 이른바 산둥조명공과대학 4학년생 68명은 4년 동안 등록금을 꼬박꼬박 냈지만 졸업이 며칠 남지 않은 시점에서 자기가 다닌 대학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고는 망연자실했다. 사기꾼들은 등록금을 가로챈 뒤 이미 사라진 뒤였다.
상하이교통(上海交通) 대학의 슝빙치(熊丙奇) 교수는 "규제가 허술하다는 게 문제"라며 "가짜 대학 과정을 확인하기 위한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가짜 학위로 기업도 골탕을 먹고 있다. 채용 과정에서 학위 검증이 필수가 된 탓이다. 지난 4월 한 구직자는 입사 과정에서 미국 링컨 대학의 박사 학위가 가짜인 것이 드러나 경찰로부터 수사 받았다. 중국의 학력 인플레가 부른 슬픈 현실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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