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피해자들 몰려들어 "이명박·이상득 구속하라"외쳐....檢 "제기된 모든 의혹 엄정 수사", 사전구속영장 청구 검토
3일 오전 10시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앞은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77)의 검찰 소환에 취재진 등 150여명의 인파로 대검 청사 입구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하늘색 넥타이에 검정색 정장 차림으로 서초동 대검청사에 나타난 이 전 의원은 지인들의 인사에 화답하며 담담한 표정을 지으려 애썼다.
이 전의원은 청사 계단을 오를 땐 한차례 휘청이기도 했다. 곧 검찰에 불려온 심경을 묻는 취재진에 "가슴이 아픕니다 성실히 답변에 응하겠습니다"라고 짧게 답하고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
이날 현직 대통령의 친형 소환조사 소식이 전해지자 로이터 등 외신들도 뛰어들어 취재 경쟁을 펼쳤다. 입구 한 켠에선 저축은행 피해자들이 몰려들어 플래카드를 내걸고 "이명박ㆍ이상득 구속하라"고 외치는 모습도 보였다. "날강도" 등 격한 표현을 서슴지 않던 한 노년의 여성은 "내 돈 내놔라"고 외치다 실신하기도 했다.
이 전 의원은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50ㆍ구속기소) 등 영업정지 저축은행으로부터 퇴출저지 로비 명목으로 수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의원은 또 앞서 재판에 넘겨진 김학인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으로부터 2억원 공천헌금 수수 의혹, 의원실 직원 계좌에서 발견된 출처불명 7억원 관련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특히 금품수수 시기가 2007~2010년으로 알려져 전달된 금품의 일부가 17대 대선자금으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모든 의혹을 엄정하게 수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이날 밤늦게까지 이 전 의원을 상대로 조사를 벌여 혐의가 확인되는 대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정준영 기자 foxfury@
박나영 기자 boh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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